삼성電, 불황·견제에도 끄떡없는 '월드 베스트' 제조업 왕국

2013-01-08 19:55
삼성전자 연매출 200조원 시대 개막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연매출 200조원 시대'를 연 삼성전자의 독주가 계속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전자는 8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잠정집계한 결과 매출 56조원, 영업이익 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보다 매출은 매출은 7.32% 늘었고, 영업이익은 9.18% 증가했다. 연간기준으로는 매출 201조500억원, 영업이익 29조100억원을 기록했다.

◆ 이건희 회장 '신경영 선언' 20년 만의 쾌거…불황 속 나홀로 '독주'

삼성전자의 이번 성과는 신경영 선언 이후 지난 20년간 "양적 경쟁에서 질적 경쟁을 하라"고 강조한 이건희 회장의 '혁신경영'의 산물이란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 회장은 1993년 신영경 선언 이후 2003년 TV와 휴대폰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해 왔다.

이 회장이 질적 성장을 강조하며 심은 '1등 DNA'가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와 IT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어낸 원동력이 된 셈이다.

특히 올해 삼성전자의 저력은 휴대폰 시장에서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이달 노키아를 제치고 세계 휴대폰 시장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또한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과의 격차를 벌리며 선두에 올라섰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해 각각 총 2억1500만대, 1억35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1년 삼성전자 9740만대, 애플 9300만대와 비교하면 지난해 두 회사의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 차이는 8000만대로 벌어졌다.

◆ 올 해도 '장밋빛' 전망…스마트폰 편중 심화에 따른 수익구조 개편은 숙제

업계·증권 전문가들은 2013년 한 해도 삼성전자의 독주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엔가이드는 주요 증권사의 시장전망을 분석해 올해 삼성전자의 매출이 약 228조3512억원, 영업이익은 35조2991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장밋빛 미래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쏠린 수익구조 개편이 시급하단 분석이다.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아 앞으로 스마트폰 사업이 정체될 경우 실적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무선사업부를 포함한 IM(IT&모바일)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3%에 달한다. 지난해 1분기 49%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4분기 역시 총 영업이익의 71%를 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이건희 회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변화의 흐름을 앞서 읽고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찾아내야 한다"며 새로운 캐시카우 발굴을 강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새로운 신사업 비중 확대와 함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성제 SK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선 중저가 스마트폰으로의 성공적인 진입이 삼성전자의 가장 큰 숙제"라며 "중국 등 이머징 마켓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은 레노버·ZTE·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 사이에서 삼성전자가 어떤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애플과의 소송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미국 법원 배심원은 지난해 삼성이 애플의 기능특허 3건과 디자인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삼성에 10억5000만 달러(한화 약 1조2000억원)의 배상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평결한 바 있다.

최 연구원은 "증권계에서는 애플과의 배상금이 1조~2조원가량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 해 영업이익의 3~5%에 달하는 금액이기 때문에 적은 액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