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중견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방안을 검토하는 등 '성장 사다리' 복원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중견기업에 중소기업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중기 졸업과 동시에 지원이 끊기는 현행제도를 전면적으로 수술하겠다는 것이다.

인수위의 한 고위 관계자는 8일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가면 세제지원 등이 끊기기 때문에 규모를 더 늘리지 않는다"며 "중견기업이 늘어날수록 성장과 고용에 선순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견기업에는 별도의 세제 지원이 없다보니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꺼리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을 해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중견기업에 세제혜택을 주면 세수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중견기업을 지원해 중소기업의 외형이 커진다면 비용 대비 정책 효과는 증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중견기업으로 지정되는 순간 세제 지원 등이 끊기는 제도를 변경해 유예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세제혜택을 줄이는 방안과 함께 중견기업의 세제혜택을 중소기업의 절반 수준에서 지원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박흥석 인수위 경제1분과 위원도 이와 관련,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160여 가지 재정·세제 혜택이 있는데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이것이 없어지므로 이것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중견기업의 세제지원에 따른 세수 부족분을 어떻게 채우느냐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 중견기업의 수출액은 603억3000만 달러로 총수출의 10.9%를 차지하며 매출액도 373조원에 달한다.

중견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조치가 취해질 경우 이에 따른 세수 부족은 물론, 법인세의 80%를 부담하는 1% 상위 대기업이 '역차별' 불평도 쏟아낼 수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중견기업을 고용규모로 세부적으로 나눠 세율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써야 한다"며 "무조건 지원을 끊는 것도 문제지만 무턱대고 지원하다간 재정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