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벨리댄서 김솔이씨 "힘든 성장통 겪고 한걸음 도약"

2013-01-08 15:07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전국벨리댄스대회 솔로부문 대상 및 프로단체 금상, 세계벨리댄스대회 주니어단체 대상…'

프로벨리댄서로 활동 중인 김솔이씨. 올해 20살을 맞이한 성인이지만 지금까지의 수상 경력은 무척이나 화려하다. 이외에도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특히 이같은 성과가 최근 2년 사이, 즉 고등학교를 다니며 거둔 것이라 더욱 빛난다.

달리 말하면 어린 나이에 최고 기량으로, 국내 톱랭커가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가 벨리댄스와 인연을 맺은 것은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6살 소녀에게 숨기고 싶은 큰 시련이 찾아왔다. 바로 부모님의 결별 소식이었다.

작은 사업체를 운영 중이던 아버지 민수씨가 IMF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부도를 맞았다. 이후 부모님은 자주 목소리를 높였고 잦은 다툼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상처로 남은 것이다.

이때 민수씨가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밤낮없이 일을 하면서 솔이씨는 사실상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에 맡겨졌다. 그러면서 방과 후 수업으로 우연히 접한 게 댄스스포츠였다.

차츰 솔이씨가 춤에 대한 재능을 파악할 즈음, 중학교(선화여중)에 진학하게 된다. 그런데 특별활동 시간에 댄스스포츠는 없고, 벨리댄스 과목이 있었다. 예상치 못한 선택이 현재의 질긴 인연으로 이어진 계기다.

중학교 고학년으로 가면서 여느 여학생처럼 성장통을 겪었다.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고 학업은 아예 뒷전이었다. 당시 한 선생님이 민수씨를 찾아 딸에게 전문적으로 벨리를 시켜보라고 권유했다. 힘든 시기를 운동으로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조언이었다.

그렇게 곧장 학원을 수소문했고 등록까지 마쳤다. 중학교 3학년 여학생에게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수업을 마치면 곧장 학원으로 향해 하루에도 5~6시간 연습에 열중했다. 그렇게 구슬땀을 흘리면서 사춘기를 잊었고 심지어 대회에 나가 입상하기도 했다.

"오빠는 공부를 잘하지만 나는 꼭 벨리로 성공할 거야. 아직은 많이 모자라지만 언제가 이 분야에서 모두 인정하는 실력을 갖추고 이름을 알리겠어."

솔이씨는 고교 1학년부터 본격 대회에 출전하며 전문적으로 레슨을 접한다. 여기서 다시한번 숨은 진가를 발휘했다. 레슨을 시작한 지 1년이 채 안됐는데 실력이 한층 오르더니, 굵직한 대회에서 연이어 상위권에 오르는 성과를 일궜다.

2011~2012년 솔이씨의 수상 내역은 개인과 그룹을 포함해 20여 개에 이른다. 대부분 1~3위권에 속했다. 상당수의 공연과 대회에서 선보인 안무는 직접 만들었다.



그는 지난해 가을께 뜻이 통하는 10여 명과 뉴트벨리댄스협회(인천 남구 주안동)를 창단하고 독자적 길을 걷고 있다. 당연히 이 협회에는 아버지 민수씨도 든든한 후원자로 참여했다.

솔이씨는 벨리업계의 학문적인 접근과 후배 양성이란 더욱 커다란 목표를 갖고 올해 대학에 입학할 예정이다.

벨리댄스에 대해 그는 "대회가 있을 때면 하루에 12시간이 넘도록 스스로 나를 괴롭힌다"면서 "자신과 외로운 싸움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잡념이 사라졌고 지금의 프로선수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