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개포동 영어권 우수 외국인학교 유치 중단한다
2013-01-04 10:00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영어권 우수 외국학교를 유치하려던 서울시의 추진 절차가 전면 중단됐다. 기존 학교의 정원은 급격히 증가한 반면, 내·외국인 수요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운영자 선정 절차를 진행중인 '개포 외국인학교 유치사업' 추진을 전면 중단한다고 4일 밝혔다.
시는 지난 2008년 3월부터 외국인 자녀 교육환경 개선을 통한 외국인 투자유치 촉진을 위해 국제인증을 받았거나 국제표준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영어권역의 우수 외국인학교 3개교 유치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시는 현재까지 2010년 9월 개교한 서초구 반포동의 '덜위치칼리지 서울영국학교'와 올해 8월 문을 연 마포구 상암동의 '서울드와이트 외국인학교'의 유치를 마쳤다.
이번 외국인학교 유치 중단은 시의회 재정경제위원회가 지난해 행정사무감사과정 중 타당성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함에 따라 이뤄졌다. 시는 우선 개포 외국인학교 유치를 보류하고 사업추진 초기와 현재여건을 비교해 이같은 결론을 내놨다.
시의 재검토는 크게 수요적 측면과 공급적 측면으로 나눠 진행됐다.
수요적 측면에서는 주수요자인 외국인 학령층(5~19세)의 감소가 눈에 띈다. 2007년 당시 1만1862명에서 올해 9월 9942명으로 1920명(약 16%) 감소한 것이다. 특히 영어권 학령층은 같은기간 6137명에서 1785명으로 4352명(약 71%)이 급감했다.
2009년 이뤄진 내국인 입학자격 완화는 내국인 입학인원의 증가를 불렀다. 하지만 2008년 648명에서 2009년 1050명으로 62% 급증했을 뿐 이후로는 현재까지 정체된 실정이다.
공급적 측면에서는 '덜위치칼리지 서울영국학교'와 '서울드와이트 외국인학교'의 신설은 물론 기존 학교 정원도 늘어나면서 여유정원이 1691명(3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강남권에 '덜위치칼리지 서울영국학교'(정원 550명)이 개교함에 따라 강남권역에 대한 수요충족 또한 이뤄졌다는 것도 유치 중단의 주된 이유다.
아울러 시는 현재 서울의 외국인학교 중 국제인증 및 국제표준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우수학교가 최근 5개교 늘어 우수학교 선택의 폭도 넓어져 추가 설립이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동윤 시 경제진흥실장은 "현재 영어권 외국인학교는 2007년 대비 현저한 공급초과 상황으로 만약 개포 외국인학교 유치를 계속 추진할 경우 학생유치 경쟁, 기존학교 육성기회 상실, 과잉투자 등의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인한 외국인 학령층 인원의 급격한 감소로 유치 작업을 불가피하게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의 기존 외국인학교를 우수 학교로 육성하기 위해 국제인증(미국서부교육위원회(WASC), 국제학교인증협회(CIS)) 국제표준화교육과정(국제학력인증프로그램(IB), 국제공인교육과정(AP) 등을 도입해 교육수준을 향상시키고 학교의 시설 증·개축을 통한 교육환경 개선으로 외국인 학부모가 원하는 우수학교로 육성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