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야스쿠니 방화’ 중국인 日인도 거절
2013-01-03 18:37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법원이 일본 야스쿠니신사 방화 혐의를 받는 중국인 류창(劉强·38)을 일본에 인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울고법 형사20부(황한식 수석부장판사)는 3일 “정치적 범죄를 저지른 류창을 일본으로 인도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질서와 헌법이념뿐만 아니라 대다수 문명국가의 보편적 가치를 부인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의 대상인 야스쿠니 신사가 법률상 종교단체 재산이기는 하지만 일본의 대외 침략전쟁을 주도한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 곳으로 평가된다”고 전제했다.
이어 “류창의 범행은 정치적인 대의를 위해 행해진 것으로 범행과 정치적 목적 사이의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명피해가 없는 점, 물적 피해가 크지 않은 점 등에 비춰 류창의 범죄를 중대하고 심각하며 잔학한 반인륜적 범죄로 단정하기도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류창은 지난해 1월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그는 수사과정에서 2011년 12월 야스쿠니 신사에 화염병을 던진 것도 자신이라고 진술했으며, 일본 당국은 지난해 5월 외교 경로를 통해 류창의 신병을 넘겨달라고 우리 측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중국은 류창을 정치범으로 인정해 자국으로 송환해달라고 공식 요청, 양국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법원의 이번 결정에 따라 류창은 즉시 석방되며, 중국으로 자진 출국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