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시장 살아나나?… 시장 회복 기대감 '솔솔'

2012-12-30 21:24
아파트 매수 문의 늘어…판교·광교 관망세 '우세'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18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이후 강남 재건축시장의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30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강남 부동산 중개업체에 아파트 매수 문의가 늘어나고 일부 집주인은 '더 오르면 팔겠다'며 매물을 회수했다.

그러나 판교와 광교를 비롯 분양 당시 인기를 끌었던 2기 신도시에선 아직 활성화 기미가 보이지 않고 관망세가 우세하다. 공급 과다로 오피스텔 매매시장도 아직 조용하다.

◆강남 재건축 "문의 늘고 매물 회수도" = 부동산114가 대선 전(11월30일~12월13일)과 대선 후(12월14~28일)의 주요 아파트매매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강남3구와 판교의 아파트 가격 하락률은 선거 전 각각 0.21%와 0.13%에서 선거 후 0.13%와 0.07%로 둔화했다.

실제 꾸준하게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개포주공 아파트 단지에서는 기대가 살아나고 있다. 연말이라 저가 매물만 소화되고 있지만 대선 이후로 매수 문의가 크게 늘었다.

일부 중개업체에 걸려오는 매수 전화 문의는 대선 전 하루 평균 3~5건에서 최근엔 7~8건으로 증가했다.

개포주공 1단지 인근 K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연말이라 시장이 급반등하지는 않지만 취득세 감면 연장 등의 긍정적 정책으로 인해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상승 기대감이 강남권 일대에서 살아나자 그동안 팔려고 내놨던 매물을 회수한 소유자도 등장했다. 가격이 연초에 천만원이라도 오르면 팔겠다는 것이다.

개포4단지 D공인중개사 사장은 "대선 이후 부동산시장 회복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매물을 내놨던 소유자가 물건을 회수해갔다"며 "한 소유자는 매물 가격이 최근 4억8000만~4억9000만원에서 5억원까지 오르면 전화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강남에선 재건축 시장은 물론 상가 시장 또한 개선 조짐을 보인다.

신일유토빌부동산 이원철 팀장은 "대선 전에는 전화문의도 없었고 매물 찾는 사람도 없었는데 대선 끝나고 손님이 늘었다"며 "중개사업자간 정보 공유사이트에 올라오는 매물 찾는 글이 대선 전에는 하루 평균 10건 정도에서 최근 3~4배 늘었다"고 말했다.

송파나 서초 지역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조금이나마 감지되고 있다.

국내 재건축 단지 중 최대 규모인 가락 시영아파트에서도 대선 이후 가격의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 투자자들이 새 정부가 부동산경기 활성화로 내수를 진작시키는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매매시장을 조심스럽게 노크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락시영 주변 한 공인 중개사 사장은 "이미 8월에 이주비 신청을 받고 있어 매수 조건이 개선돼 4분기에 거래가 많이 이뤄졌다. 새 정부가 물량 조절 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어 내년에는 거래가 올해보다 많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초 잠원동 H공인중개사 사장은 "가격은 아직 보합세이지만 매매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나아지는 편"이라며 "다만 급격한 회복보다 서서히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남 등 부동산중개업체들은 내년 2월 말 새 정부가 출범해 부동산정책을 내놓고 물량공급 조절 등에 나서 5~6월께 본격 반등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판교와 광교 '관망세 우세', 오피스텔도 '잠잠' = 다만 판교·광교에선 아직 회복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관망세가 우세하다. 새 정부의 정책 방향과 가격 움직임을 지켜보고 투자해도 늦지 않다는 신중론 확산이 원인이다.

분당 삼평동 큰부자공인 관계자는 "판교 매매시장은 아무 반응이 없다. 대선 이후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 몰라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다"며 "집주인들은 새 정부가 집값을 띄워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고, 매수자는 더 떨어질 것을 기대하고 망설인다"고 설명했다.

광교는 최근까지도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강해 투자수요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실제 자연앤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는 분양가 대비 5000만원 안팎으로 프리미엄이 붙어 4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남이나 판교 등 오피스텔 매매시장도 공급 물량이 많은 탓에 매수세에는 아직 변화가 없는 편이다.

전문가들은 대선 이후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는 부동산시장의 본격 반등을 이끌기 위해선 취득세 감면 등 거래활성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를 폐지가 아닌 1년 유예로 결정한데다 취득세 감면 대책도 새 정부 출범 전까지는 중단될 가능성이 커 다소나마 살아난 기대감이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꺾인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적극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며 "취득세 감면 등 정책을 중단 없이 이어가야 하고, 근본적으로 경제활성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