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주류 광고에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많이 미치는 아이돌이 모델로 빈번하게 등장하자 서울시가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 결과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국세청에 강력한 세무조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주류 광고에 아이돌 모델 기용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18일 발송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시는 올해 1~11월 전국 주류 광고 현황을 파악한 결과 총 18만9566건, 하루 평균 574회의 주류광고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중 노출 횟수가 높은 최상위 모델 22명을 조사 결과, 아이돌이 72%에 육박했다.

시는 롯데주류의 댄스 배틀 광고 동영상을 예로 들었다. '19세 미만 금지 동영상'을 달고 있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으로 아무 인증절차 없이 접속할 수 있으며 자사 홈페이지 접속 시에도 별도 인증절차 없이 영상을 살필 수 있도록 조치했다는 것이다.

시는 10대의 우상인 주요 아이돌이 주류 광고에 출연할 경우 술에 대한 위험성 인지를 하지 못하도록 함은 물론 오히려 좋은 이미지를 심을 우려가 있어 이번 공문 발송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재 청소년보호법은 술을 '유해약물'의 하나로 정하고 있다.

앞서 시는 과도한 음주폐해 예방을 위해 시내 버스정류장과 시내버스 내부의 주료 광고를 모두 금하고 대형마트 주류접근성 최소화 가이드라인 등도 밝힌 바 있다. 이번 공문 발송은 시의 음주폐해 예방 노력의 일환이다.

시는 앞으로 지속적인 주류광고 모니터링을 통해 자율규제가 형식적이거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광고제작사·연예기획사·주류제조사 등을 대상으로 수입 누락과 광고료 인한 부당 이득, 부당 지출 등에 대해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또한 시는 미비한 주류 광고 규제법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에 법 개정 요청도 지속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주류 광고규제를 효과적인 정책으로 규정하면서 이를 각국 정부에게 권장하고 있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청소년들의 장래희망 2순위가 연예인이라 말하는 시대 현실에서 주류 광고에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아이돌을 기용한다는 것은 간접적으로 청소년을 보호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비춰진다"며 "업계의 자율적 개선을 촉구하고 반영이 안될 경우에는 강도높은 시의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종류별·회사별 2012년 1~11월 주류 광고 세부 현황 [자료제공=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