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기념 대선 특별 좌담회> 이런 대통령을 원한다②

2012-11-18 14:06
‘경제민주화·소통·정치혁신’ 시대정신 선도할 국가 리더는 누구<br/>안정감이냐…변화·쇄신이냐…집요·정교함이냐 ‘선택’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한국 정치가 새로운 5년을 준비하고 있다. 차기 국정을 책임질 국가리더를 선출할 대선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다. 올 대선은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계기다.
한국 정치는 여전히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대선정국만 봐도 그렇다. 비슷한 정책, ‘경제민주화’ 포퓰리즘(대중 인기영합주의), 네거티브 공세 등만 난무하고 있다. 국정운영의 장기적 플랜 보다는 표심만을 얻는 데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경제도 적신호가 켜졌다. 2050년에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1%대로 떨어지는 등 저성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성장플랜은 없고 국민 세금만 쓰는 복지정책만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화되고 있는 노령화, 양극화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안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이런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리더를 원할까. 그 답은 시대정신이 무엇이냐에 달려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대선 후보가 대체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대선을 게기로 한국 사회의 미래는 5년마다 새롭게 설정됐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문민정부(14대), 경제 살리기(15대), 새로운 정치 변화(16대), 고도성장론(17대) 등 대선마다 국민의 염원을 담은 시대정신이 새로운 정부 출범을 이끌었다.

◆시대정신, ‘단연’ 경제민주화

분배 정의가 실현되는 경제, 소통, 정치혁신이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본지가 창간 5주년을 맞아 지난 9일 ‘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를 주제로 개최한 특별 좌담회를 통해서다.

김능구 이윈컴·폴리뉴스 대표는 “대선에서의 시대정신은 차기 대통령 임기동안 우리 국민들이 가장 원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이 시대정신이 대선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결국엔 경제”라며 “이 경제는 2007년에 국민이 원했던 잘사는 경제가 아니라 모두 함께 격차가 해소되는 성장보다는 분배 복지의 정의가 실현되는 경제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경제 민주화가 한 측면에서 시대정신으로 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 정치 혁신·변화도 원해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가령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겼기 때문에 지역통합이 시대정신이 되는 식으로 결과를 두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럼에도 시대정신을 하나 꼽으면 변화”라고 말했다. ‘미래를 향한 변화’(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정권교체를 위한 변화’(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등이 슬로건으로 내걸렸고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등장 자체가 변화라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박·문 두 후보의 변화는 옛 사람들의 정권교체에 머무르다, 시대 교체로 수렴됐다”며 “안 후보의 경우는 정치쇄신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대교체나 정치쇄신이 정치혁신이라는 시대정신을 낳고 있다는 게 김 원장의 분석이다.

김 원장은 “박 후보는 안대희 정치쇄신위원장 등을 영입하면서 정치혁신이 등장하고 있고, 문 후보는 야권단일화에 따른 정치혁신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 현상’은 기존 정치권의 개혁 열망을 담은 것이기 때문에 안 후보의 등장은 정치혁신의 요구 그 자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도 “작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온 새로운 정치, 낡은 정치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혁신과 변화를 시대정신으로 꼽은 것이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의 한계를 넘는 차원에서 함께 나누는 소통의 리더십도 이번 대선에서의 중요한 시대정신”이라고 했다.

◆어떤 차기 대통령 원하나

전문가들은 경제민주화, 정치혁신을 대표적인 시대정신으로 꼽았다. 이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선 새로운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국민들은 대선 후보들의 자질을 충분히 검증해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다.

김 대표는 “박 후보는 국정운영 능력에서 가장 앞서 있다”며 “정치적 경험에서 여타 후보들보다 앞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평적 리더십에선 문 후보가 강점이 있고, 새로운 정치 변화 요구에는 안 후보가 강하다”며 “특히 안 후보가 ‘변화’를 내세워 정치혁신을 시대정신으로 끌어올렸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국정의 안정성을 원한다면 박 후보에, 정치혁신을 원한다면 문·안 후보에 표를 던지라는 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

현정택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책을 다루는 데 있어 정교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 교수는 “정치인이 국민에게 호의를 얻으려는 자세로는 경제민주화는 해결이 안된다”며 “정책을 정치적 입장에서 다루지 않고 5∼10년간 집요하고 정교하게 다루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역동성에서 벗어나 보다 합리적이고 세밀한 정책적 접근 능력이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