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는 '안정'…서민밀접 물가는 '휘청'

2012-11-05 20:23
체감물가와 괴리감 좁혀야…공공요금은 오를 것<br/>비축물량 풀고 관세 조정해 즉시 수입해야

아주경제 유지승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달째 2%대의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가운데 식료품비, 교통비, 전세값 등은 많이 올라 체감물가는 불안해졌다. 특히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파 등 김장물가가 크게 오름에 따라 물가 안정세가 연말까지 지속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1% 상승하며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배추·파 등 신선식품은 크게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보다 3.0% 하락했지만 1년 전에 비해선 12.0%나 치솟았다. 구체적으로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파(86.6%), 배추(72.4%), 피망(65.1%), 배(45.6%), 사과(26.6%) 등이 급등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밖에 소비자 체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도시가스(4.6%), 시내 버스요금(10.1%), 전철요금(13.2%), 하수도요금(13.4%), 전세값(4.1%) 등도 전년 동월보다 오름세를 보였다.

이를 두고 재정부는 향후 물가여건은 당분간 현재의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나 김장철 농산물의 수급불안, 국제곡물가·유가 변동폭 확대 등 불안요인이 상존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정부는 김장물가 안정과 국제곡물가·유가의 변동성 확대 영향을 최소화하고, 구조개선 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물가안정을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물가는 안정세를 보이겠지만 체감물가의 불안 요인은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물가는 유가보다도 먹거리가 차지하는 부분이 큰데 현재 서민과 밀접한 물가가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8월에도 소비자물가가 체감물가와 4배 이상 차이가 났다”며 “최근 저성장 기조와 함께 경기까지 침체된 상황에서 지수물가와 체감물가 사이의 괴리감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물가가 안정적이긴 하지만 경기가 안좋기 때문에 체감물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경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서민밀접 품목의 가격이 올라 체감물가가 크게 느껴져 서민들이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공공요금에 대해서는 오를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임 연구원은 “공공요금을 관리하는 기관이 적자를 내고 있는데 그동안 이를 감수하며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왔다”며 “이는 공공요금 인상요인으로 향후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도 “공공요금 인상을 그동안 정부차원에서 많이 억제해왔기 때문에 향후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편 물가 안정화를 위한 대안으로는 공급을 늘리는 등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줄어들 것에 대비해 정부에서 비축 물량을 늘려 제때 물량을 공급하는게 중요하다”며 “관세를 조정해 즉시 수입하는 등 물가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 연구원도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투자를 해야하고, 원가를 하락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