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를 두드리며> 듀얼 유심

2012-10-24 18:04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듀얼 유심(USIM) 폰이 다음달 선보일 예정이다.

듀얼 유심폰은 유심을 2개 끼워 쓸 수 있는 폰이다. 이런 멀티 유심폰은 선불요금제와 관련이 크다.

해외에서는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과 유럽방식(GSM)망이 모두 있는 곳이 많아 유심을 함께 끼워 양쪽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으므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유심 3개를 끼울 수 있는 트리플 유심이나 쿼드러플 유심폰까지 활성화되고 있다고 한다.

저렴한 선불 유심을 여러 개 끼워놓고 충전된 금액을 다 쓰게 되면 금액이 남은 다른 유심을 거는 식으로 이용하게 된다.

유럽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경우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한 휴대폰에 번호 여러 개를 갖게 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다만 WCDMA 유심 2개를 지원하는 보드는 아직 나오지 않아 GSM망이 없는 국내에서는 듀얼심 폰이 의미가 없다.

그렇더라도 저렴한 가격이어서 자급제 활성화에 의미가 있게 될 전망이다.

선불이동전화 업체 프리피아는 듀얼심 3G 휴대전화 '2nd'를 제조사개발생산(ODM) 방식으로 편의점을 통해 유통하는 것을 협의 중이다.

가격은 8만원 전후가 될 것이라고 한다.

무선인터넷과 영상통화가 되지 않는 3G 피처폰으로, 일반 통화용으로 쓰기에 적합하다.

프리피아는 방통위의 자급제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통신망 적합시험(IoT) 인증비용 1000만원의 90%를 할인받았다.

이 회사의 윤두영 이사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출신으로 현장에 뛰어들어 이번에 자급제 단말 출시를 하게 됐다고 한다.

자급제 단말의 이용이 활성화되려면 우선 기간사업자의 보조금이 줄어야 한다.

보조금 투입으로 최신 스마트폰을 싸게 살 수 있게 되면 알뜰폰이나 자급제폰, 중고폰, 선불폰의 활성화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보조금을 받아 싸게 사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시민단체가 주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포퓰리즘에 지나지 않는다.

최신 스마트폰을 싸게 사고 요금도 낮을수록 좋지만 지속 가능성도 중요하다.

결국 막대한 마케팅 비용은 다른 이용자에게 전가되게 되고 산업의 지속 가능성에도 역행하게 되기 때문이다.

통신시장 정상화에도 악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