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데이터 요금 통합 과금체계 마련해야“

2012-10-18 14:00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통신요금을 데이터 요금으로 통합하는 과금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견해가 나왔다.

미디어미래연구소는 18일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에서‘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보의 양과 질’이라는 주제의 제4회 차기정부 방송통신 정책포럼에서 이같은 주장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김은기 숭실사이버대 교수는 “현재 음성, 메시지, 데이터가 통합 서비스되는 융합망으로 발전했음에도 요금체계는 융합되지 않고 구시대의 공중전기통신망(PSTN, PSDN)에 맞춰져 요금이 징수되고 있다”며 “광대역 융합망에 맞춰 데이터 요금으로 통합 과금하는 요금체계를 마련해 요금제의 단순화 및 요금 절약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스마트폰 패키지 요금제의 기본료를 폐지하거나 대폭 인하해야 한다”며 “현재의 기본료에 비해 실제 소진율이 낮고 음성과 MMS 등의 미사용분에 대한 해결책도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은 기본적으로 소비자가 매입한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요금의 합리적 단가를 추출하기 위해서라도 원가공개 및 기타 정보 공개가 필수적이고 통신사업자는 통신요금을 내리고 mVoIP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제공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재구 미디어시민모임 대표는 “통신사업자의 마케팅 비용 대폭 절감과 효과적인 경영시스템으로 통신비 인하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남훈 건국대 교수는 “요금경쟁이 아닌 단말기 보조금 위주의 경쟁이 이루어지는 것은 분명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나 이에 대한 인위적 교정은 쉽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인호 KT 상무는 “최근 들어 통신으로 영화, 음악, 게임 등 다양한 문화소비가 일어나고 있으며, 상당히 많은 기본적 활동이 통신으로 대체되고 있어 통신사용 및 통신비가 증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승용 미디어시민모임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직접적으로 통신요금을 통제하여 인하하는 방식은 잘못된 정책”이라며 “직접적인 요금 개입이 아니라 과도한 마케팅비용 규제, 단말기 보조금 철폐 및 임대제를 통해 현행의 왜곡된 요금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연구원은 또 “음성에서 데이터로 전환되는 이용패턴에 맞춰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로 개편함으로써 소비자가 실제로 얻을 수 있는 편익 대비 요금 인하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럼에서는 개인정보 관련 법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권건보 아주대 교수는 “현재의 개인정보보호법은 단계별 기준을 정립하고 있지만 개인정보보호법 이외의 다수의 법률이 분야별 개인정보보호법으로 기능하고 있어 적용 법률 혼란, 중복규제 등의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주민등록번호의 수집과 이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도록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을 추진고 기존에 주민번호 사용이 허용된 법령에 대해 타당성을 전면 재검토하여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남승용 책임연구원는 “현행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하는데 있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개인정보 보호법이 상충하는 부분이 있어 이에 대한 법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남훈 교수는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처럼 ITC 분야의 혁신적 비즈니스 상당수가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 간의 미묘한 경계에 위치한다”며 “개인정보 보호가 규제비용의 상승과 개인의 불편을 야기하는 수준까지 가는 일이 없는지 항상 관심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통신망사업자 중심의 경쟁체제에서 서비스 사업 부문으로 경쟁정책을 확대하고, 신규사업자 선정을 통한 구조적인 경쟁확대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진기 항공대 교수는 “오랜 기간 동안 3개의 통신망사업자간 공정경쟁은 경쟁정책의 주요 대상으로 여겨왔다”며 “통신부문 생태계의 주요 구성요소인 C-P-N-T 전반에 대한 공정경쟁을 경쟁정책의 대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현재 이동통신사업자 3개사의 시장점유율이 고착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시장경쟁구도는 신규 사업자의 시장진입을 통해 변화될 수 있으며, 신규 사업자가 공정한 경쟁체제를 갖추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신요금의 인하를 정치적 압박보다는 접속료, 기본료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합리적인 방향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인호 KT 상무는 “현 정부 들어서 통신에 대한 관심이 줄었으며 통신에 대한 투자와 발전에 대한 배려보다 어떤 요금을 얼마나 낮추라는 식의 요구가 많았다”며 “이 보다는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정책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정 상무는 “국내에서 단말기 출고가가 해외에 비해 높아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C-P-N-T의 건전한 생태계 발전을 저해하는 현상이므로 이를 정상화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