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석유생산량 10년뒤 두배… 사우디에 이어 '2인자'

2012-10-10 18:21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이라크의 석유 생산량이 10년 후에는 두배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높은 원유 재고량과 쉬운 지질학적 접근성으로 석유 잠재성이 높다고 판명됐다. 수십년간 이어진 전쟁과 투자 부족이 에너지 잠재적 가치를 키운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EA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이라크의 석유 생산량이 하루 300만배럴이었으나 2015년에는 하루 420만배럴, 2020년에 610만배럴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2035년에는 하루 830만배럴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1990~1991년 걸프전쟁 당시 50만배럴 생산량과 비교하면 놀라운 회복이다. FT는 이같이 IEA 전망이 맞는다면 원유 공급량이 지정학적 변수가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준다고 전했다.

페이스 비롤 IE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이라크를 에너지 산업의 꿈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이라크는 지난 2008~2010년에 로얄 더치셀 BP 엑슨모빌 루코일 CNPC 등 세계적인 원유기업들과 수십개의 계약을 체결했었다.

이처럼 이라크의 석유 생산량이 늘어난다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권력관계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FT는 분석했다. 이라크는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압도하고 사우디아리비아에 이어 두번째로 영향력이 높은 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이라크의 원유 생산은 30년래 최고 수준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법적 불확실성과 인프라 부족으로 목표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IEA 관계자는 이라크는 원유를 생산하기 위한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있으나 기업들이 중요한 장애물을 극복하길 필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가 산업을 규제하기 위해 탄화수소 법안을 승인시키지 못한 것도 주요 요인이다.

또한 바그다드와 쿠르드 지역 간 원유 수익 마찰도 문제다. 쿠르드 자치구역은 엑슨모빌·쉐브론·토탈 등과 불법적인 거래를 벌이면서 중앙정부와 관계가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