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국감> 김윤덕 의원 "재벌특혜로 문화재가 허물어지고 있다"

2012-10-04 15:35
흥인지문 JW메리어트호텔-인사동 근처 삼성화재 호텔 추진 "문화재 훼손 우려”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서울시내 문화유적지에 호텔건립 사업이 진행되면서 재벌특혜 논란 속에 문화재청의 문화재 보존 정책 의지가 미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김윤덕(민주통합당, 전주 완산갑)의원은 4일 문화재청을 대상으로 한 문방위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최근 대기업들이 서울시내에 진행 또는 추진예정인 대형 호텔 부지는 문화유적지가 많은 지역”이라며 “특히 보물 제1호인 흥인지문(동대문)의 호텔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으로 문화재 훼손이 우려 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 2월부터 흥인지문 앞 JW메리어트 호텔 신축공사는, 문화재의 특성이나 훼손에 대해 사전에 고려한 흔적이 거의 없다”면서 “돌과 흙을 쌓아 만든 동대문은 지난 2006년에도 안전성 우려가 제기됐고, 불균형 지반침하현상이 나타날 경우 무너질 수 있을 만큼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또 “동대문 성곽공원 조성사업을 위해 120년 역사의 동대문교회는 이전을 추진하면서, 바로 옆에 10층짜리 호텔을 짓게 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삼성화재가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에서 추진 중인 호텔건립예정 부지도 서울시의 대표적인 문화유적지 근처임이 지적됐다. 특히 이곳은 ‘학교반경 500m이내에 관광호텔을 신축하거나 증축할 수 없는 현행 학교보건법’을 개정해서 추진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문화재보호법(제13조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의 보호-시도지사는 지정문화재의 역사문화환경 보호를 위하여 문화재청장과 협의하여 조례로 보존지역을 정하여야 한다)에 따른 문화재청의 강력한 정책 의지가 주목된다. 이미 이곳에서는 기존 건물 철거작업 중 문화재가 발굴돼 공사가 잠정 중단된 바 있다.

대기업 부인들의 사교모임으로 문화재 보호와 지킴이를 자처하는 비영리단체 ‘아름지기재단’ 사옥 신축건립도 도마에 올랐다. 

삼성가를 중심으로 한진그룹, 남양유업 회장 부인들이 이사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아름지기재단은 창의궁 터인 서울 통의동에서 사옥을 건립 중인데, 주변지역의 경우 조금만 파내려가도 유물과 유구가 나온다는 이유로 그동안 지하층 건축허가가 나지 않았는데 이번 경우에만 허가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 곳이 창의궁 터로 추정되고 다양한 유물이 발견됐다는 점을 확인하고도 허가했다면, 부실심의와 특혜의혹이 의심된다”며 “대기업에 대한 특혜의혹을 불식시키고, 소중한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을 우선시 하는 정부의 정책과 의지가 절실한 만큼, 국정감사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점검하고 대책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