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PGA 투어프로 3인의 ‘3色’ 퍼트 비결

2012-10-03 15:40
최경주-그립 굵게, 커티스-1m거리 집중연습, 위창수-자신감

위창수

최경주

벤 커티스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4일 해슬리나인브릿지에서 시작하는 ‘CJ 인비테이셔널’에는 국내외 선수 120명이 출전한다. 그 가운데 3명의 미국PGA 투어프로가 눈에 띈다. 최경주(SK텔레콤), 벤 커티스(미국), 위창수(테일러메이드)다.

세 선수는 ‘장타력’보다는 정교한 샷으로 유명하다. 특히 퍼트에 일가견이 있거나 독특한 퍼터를 지니고 있다. ‘3人3色’이라 할만한 세 선수의 퍼트 특징과 비결을 알아본다. 퍼팅 ‘입스’(yips)가 찾아왔거나, 퍼트가 취약한 골퍼들은 눈여겨볼 만하다.

최경주-“굵은 그립이 좋아요”
일반적인 퍼터의 경우 그립 굵기는 20∼25㎜다. 헤드쪽 가는 부분이 20㎜. 그립끝 굵은 부분이 25㎜정도다. 최경주가 쓰는 퍼터 그립은 좀 다르다. 그는 ‘슈퍼 스트로크’라고 불리는 홍두깨같이 생긴 그립을 퍼터에 착용했다. 이 그립의 지름은 약 40㎜로 보통 퍼터그립의 2배에 가깝다. 규칙에서 정한 퍼터 그립의 최대직경(44.45㎜)에 근접한 수준이다.

최경주가 ‘홍두깨 그립’을 애용하는 이유는 손목 작용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퍼트할 때 손목이 꺾이면 볼이 원하는대로 가지 않는다. 대개 그립이 가늘수록 손목을 많이 쓰고, 굵을수록 손목을 덜 쓰게 된다. 최경주는 “굵은 그립을 씀으로써 손목움직임을 최소화하고 팔· 어깨에 의한 ‘시계추 타법’을 더 잘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양용은(KB금융그룹)의 퍼터 그립도 최경주 것과 유사하다. 레티프 구센, 짐 퓨릭도 일반적 그립보다 굵은 퍼터그립을 쓴다.

커티스-“1m 거리 집중연습하세요
커티스는 올시즌 미PGA투어에서 ‘3퍼트 회피‘ 랭킹 4위, 스트로크 게인드-퍼팅’(특정 거리에서 퍼트를 얼마나 잘 하는 지를 나타내는 지수) 랭킹 8위다. 그는 특히 롱퍼트를 잘 한다. 그는 “먼 거리 퍼트를 잘 하려면 짧은 거리(90∼120㎝)의 퍼트를 잘 해야 한다”고 역설적으로 말한다. 1m안팎의 퍼트를 집중적으로 연습하라는 뜻이다. 흔히 ‘볼이 홀에 못미치면 홀인 가능성은 제로다’고 한다. 골퍼들은 이 말을 이해하면서도 실제 그린에서는 짧게 치곤 한다. 길게 쳐서 실패할 경우 ‘컴백 퍼트’마저 놓치지 않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롱퍼트를 자신있게 홀을 지나게끔 하려면 다음 퍼트를 걱정하지 않을 수준이 돼야 한다. 롱퍼트를 자신있게 하면 우선 홀인가능성이 높아진다. 홀인이 안되더라도 볼이 어느 쪽으로 브레이크됐는지 알 수 있으므로 다음 퍼트 때 참고가 된다. 무엇보다 쇼트 퍼트 연습을 많이 해놓았으므로 컴백 퍼트를 자신있게 할 수 있다.

위창수-“자신감이 최고지요”
위창수는 미PGA투어에서 우승을 못했지만(2위는 통산 다섯 차례 함), 퍼트 잘하기로 정평난 선수다. 그는 퍼트 덕분에 시즌 상금(168만여달러) 랭킹 42위를 기록하며 내년 투어카드를 확보하고 3년만에 고국 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한 기자가 “퍼트의 요체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하자 “자신감”이라고 대답했다. 그의 부연설명은 이렇다. “1997년 투어에 입문한 후 코치를 만나 지금까지 15년동안 함께 하고 있다. 코치는 내 성적이 좋았던 대회의 비디오를 보여주며 잘 될 때의 모습을 재현해보라고 조언한다. 특히 볼이 홀로 들어가는 순간의 이미지를 떠올리라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이 퍼트를 성공할 수 있다’는 스스로의 믿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미PGA투어 페덱스컵 챔피언 브랜트 스네데커(미국)도 “퍼트 성공의 관건은 결단력과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세 선수의 퍼트 솜씨>
         ※올시즌 미국PGA투어 기준, 괄호안은 랭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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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라운드당 퍼트수     홀당 퍼트수      스트로크 게인드-퍼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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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29.30(108)                1.785(96)            -0.383(162)
커티스   29.26(100)                1.760(39)             0.583(8)
위창수   28.27(7)                   1.757(34)             0.3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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