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컵 최종매치 최종홀서 ‘어색한 풍경’
2012-10-01 20:54
승부난 후 우즈 90㎝ 퍼트에 유럽팀 ‘컨시드’ 안 줘 뒷말
타이거 우즈(왼쪽)와 로리 매킬로이가 대회 종료후 서로 축하와 격려를 하고 있다. [미국PGA]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격년제로 열리는 라이더컵(미국-유럽 남자프로골프대항전)은 결과가 우선인가, 스포츠맨십이 우선인가.
물론 두 대륙의 자존심을 건 경기이므로 결과가 중요하겠다. 그러나 상금도 없고, 두 대륙 골프인들의 축제로 치러지는만큼 스포츠맨십도 존중돼야 할 듯하다.
1일새벽(한국시각) 미국 시카고의 메디나CC에서 막을 내린 제39회 라이더컵은 최종매치 최종홀에서 어색한 장면이 연출됐다. 주인공은 타이거 우즈(미국)와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
우즈는 김이 샐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이겨도 승점 14-14가 돼 트로피를 차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우즈와 몰리나리는 약 90㎝거리의 파퍼트를 남겼다. 우즈가 조금 멀어 먼저 칠 차례였다. 이 때 우즈와 미국팀 단장 데이비스 러브3세는 몰리나리나 유럽팀 단장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한테서 ‘영어’가 나올 줄 알았다. 그러나 끝내 상대쪽에서 ‘컨시드’(기브· 다음 타수로 홀아웃을 인정하는 선언)가 나오지 않았다.
우즈와 러브3세는 “어차피 우승컵의 향방이 결정된 마당에 그렇게 컨시드 선언에 인색할 줄은 몰랐다. 당시 상황에서 양팀 모두 컨시드를 줬으면 승점은 14-14가 돼 우리팀도 자존심을 세울 수 있지 않았겠느냐. 우승트로피를 가져가면 됐지, 0.5점을 더 얻어 미국팀을 한 번 더 밟을 것이 뭐냐.”라며 볼멘 소리를 했다.
패자의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 그렇더라도 라이더컵의 목적, 골프의 본령, 승자의 여유를 생각할 때 ‘유럽팀이 컨시드를 선언하고 미국팀도 그에 화답했더라면’ 시상식 분위기는 더 화기애애했을 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