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개 친환경제품 관세 2015년까지 5% 이하로
2012-09-09 18:23
APEC 정상들 선언문에서 "보호주의적 행동 최대한 자제"합의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에서 각국 정상들이 2015년까지 관세를 5% 이하로 낮추는 54개 친환경 제품 목록에 합의했다.
지난해 미국 호놀룰루 APEC 정상회의에서 2015년까지 각국의 국내상황을 고려하면서 친환경상품의 관세율을 5% 이하로 낮추기로 하고 올해 인하 대상 상품 목록을 만드는 작업을 추진키로 한데 따른 것이다.
이번회의에서 2015년까지 관세를 5% 이하로 낮추기로 합의된 품목은 태양광 패널, 풍력발전 장비, 계측 기기, 모니터링 시스템, 쓰레기 소각 장비 등 54개 친환경 제품들이다.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우리는 보호주의 경향의 신장과 세계 경제의 불안정에 주목하며 2015년 말까지 투자 활동과 상품 및 서비스 교역에서 새로운 장벽의 건설, 새로운 수출 제한 조치 도입,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 조치 추진 등을 자제한다는 의무를 확인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보호주의적 행동을 거부하고 WTO 규정과 어긋나지 않더라도 상당한 보호주의적 효과를 지닌 조치를 취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는 데 대한 의무를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이와 함께 세계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국제 교역의 중요성과 다자 통상 기구로서 WTO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상회의 이틀째인 9일 기후변화로 작황이 줄어들면서 세계적으로 치솟는 곡물가 안정을 위해 별도의 '선도발언'을 통해 국제적 협력을 촉구했다.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요소로 지목받는 가뭄이나 홍수 등의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주요 곡물 생산국의 수출제한, 사재기 등을 해결하자는 차원에서다.
특히 이번 회의 의장국인 러시아가 세계적 밀 생산국인 데다 우리나라가 가장 밀을 많이 수입하는 호주도 회원국으로서 참석하기 때문에 실질적 효과가 기대된다.
이에 앞서 6일 열린 외교ㆍ통상 장관 회의에서 각국 장관들이 2015년까지 관세를 5% 이하로 낮추는 54개 친환경 제품 목록에 합의하는 동시에 무역 자유화와 식량안보, 혁신적 성장 협력 등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됐다.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고 폐막한 APEC 외교ㆍ통상 장관회의는 “세계 경제가 불투명한 가운데 아ㆍ태 지역 국가들이 성장과 번영 촉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했다.
장관들은 농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고 식량 위기 발생 시 서로 신속히 통보하기로 했다.
장관들은 공동 성명에서 △통상ㆍ투자 자유화 △지역 경제통합 △식량안보 강화 △안전한 국제 운송망 구축 △혁신적 성장을 위한 집중적 협력 등 주요 의제와 관련한 구체적 정책 제안 내놓았다.
특히 회원국 업계, 학계, 정부가 공동으로 신기술들을 산업에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소위 ‘혁신에 관한 정책 파트너십’을 창설키로 합의했다.
이번 회의에선 식량 위기에 대비한 쌀 기금 등 APEC 차원의 공동 식량 기금 창설 방안도 제안됐으나 결론이 나지 않아 향후 회의에서 계속 논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