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소유한 부실 저축은행에 대해 영업정지 없이 구조조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의 자회사나 예보가 관리하는 부실 저축은행을 거래가 없는 주말 동안 영업정지를 한 뒤 곧바로 가교 저축은행으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부실금융기관 지정·영업정지·경영개선명령을 동시에 해온 구조조정 방식을 바꿔, 주말 영업정지 후 월요일부터 바로 가교 저축은행에서 영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가교 저축은행은 퇴출 저축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인수해 합병과 채권·채무관계 등의 후속 조치를 수행하는 임시은행으로, 현재 예쓰·예솔·예나래저축은행이 예보 산하에서 가교 저축은행으로 영업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5000만원 초과 예금자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전처럼 대규모 혼란이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굳이 긴 시간동안 영업정지를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저축은행 구조조정으로 대형 은행들이 사라지면서, 예금보호한도를 넘어서는 5000만원 초과 예금액 규모는 크게 줄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5000만원 초과 예금액은 올해 1월말 3조5000억원, 2월말 3조3000억원, 5월말 현재 2조9000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실 현재 남아있는 5000만원 초과 예금자들도 대부분 이자로 인해 소액이 초과된 예금인 경우가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조치가 예보가 관리하는 저축은행에 한정된 것은 대주주가 예보인 만큼 주주단이나 경영진의 비리 발생 우려가 적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이번 조치 대상으로는 지난달 말 예보로부터 부실금융기관 사전 통보를 받은 토마토2저축은행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토마토2저축은행은 예보가 관리하고 있는 은행으로, 올해 3월말 기준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11.75%를 기록하는 등 부실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예금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예보와의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