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삼성 최신 OLED TV 2대…수조 원대 기술유출?
2012-09-04 18:05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삼성전자의 첨단기술이 집약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2대가 유럽 가전쇼인 'IFA 2012' 전시를 위해 운송하던 도중 사라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사라진 OLED TV가 삼성전자의 최신 기술이 집약돼 있는 만큼 이 제품이 경쟁사의 손으로 넘어갔을 경우 수조원대의 기술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일 "아직 출시되지 않은 양산형 OLED TV 2대가 IFA 2012 전시를 위해 운송하는 과정에서 사라져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포장박스는 그대로 있는 상황에서 그 안에 있던 제품만 사라져 정확히 어느 곳에서 사라졌는지 알 수 없다. 따라서 한국과 독일 양측 경찰에 신고를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사라진 OLED TV는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2'에서 처음 공개된 양산형 제품으로 없어진 2대는 같은 제품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달 21일 수원사업장에서 제품을 포장한 뒤, 28일 전시를 위해 제품 포장을 뜯기 전까지는 제품이 사라진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며 "인천공항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까지는 항공편, 수원에서 인천공항,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베를린까지는 육로로 이동했으며 사라진 시점은 각국 경찰의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 4월 미국 국제방송장비전시회(NAB)에 나갔던 63인치 PDP TV를 도난당한 경험이 있어 이번 사건도 도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3D TV에 이어 차세대 TV로 급부상한 OLED TV는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초 양산형 제품을 발표하고 제품 출시 시기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서로 "내가 먼저 내놓을 것"이라며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제품 생산단가 및 수율문제로 인해 출시 시기가 계속해서 늦춰지고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이 계획적 범행에 따른 것으로 밝혀질 경우 업계에 미칠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전자의 OLED TV가 채택한 방식은 각각의 개별 발광소자에 색을 입히는 RGB 방식으로, 타사와는 다른 독자적 기술이어서 이와 관련한 기술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핵심 기술이 경쟁사로 넘어갈 경우 피해 예상액수는 최대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완제품이 사라진 것이기 때문에 핵심 부품의 생산기술이 직접적으로 유출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인 만큼 제품의 내부 구조나 주요 부품들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