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미국의 선택>‘A Better Future’, 미 공화당 전당대회 개막
2012-08-26 18:13
27~30일 플로리다 탬파에서 롬니 공식 후보 선출<br/>롬니 둘째날 후보 공식 선출 ...연설은 다음날<br/>태풍 아이작 영향으로 행사 스케줄 직전까지 변경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 오는 11월6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를 공식 선출할 대의원들이 28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탬파로 집결한다.
‘더 나은 미래(A Better Future)’를 주제로 나흘간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는 2286명의 대의원과 당원 등 수만명이 참석한다. 전당대회 출입증을 받은 언론사 기자만 1만5000명이나 된다.
주연사로 나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민주당이 장악한 주의회 속에서 자신이 달성한 균형재정의 노력과 공화당이 이번 대선과 이후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강조할 전망이다. 2004년 버락 오바마 당시 연방상원의원이 '하나의 아메리카, 담대한 희망' 연설로 전국구 스타로 등극했고, 4년후 대권 도전에 성공했기 때문에 크리스티 주지사는 차기 유력한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스케줄에 따르면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에는 총 34명의 연사가 등장한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인 라인스 프리버스가 개막 선언을 하면서 본격 시작될 예정이다. 태풍 아이작의 영향으로 공화당 전국위는 행사 오픈 직전까지 주요 스케줄을 변경했다. 첫날 많은 행사가 대부분 취소 또는 다음날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첫날 최대 스포트라이트는 롬니의 부인 앤이 받을 가능성도 있다. 앤은 최근 여성 이슈로 수세에 몰린 공화당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연설을 할 전망이다. 억만장자의 아내가 아닌 아들 다섯을 키운 보통 엄마의 입장을 강조함으로써 일반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연방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놓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맞붙었던 존 베이너 연방하원 대표.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 랜드 폴 연방상원의원(켄터키), 대권에 도전했던 마이크 허캐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첫날 연설할 예정이다.
당적을 달리하지만 상대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인물이 나타나는 것도 미국 선거의 볼거리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에는 2010년 알라바마 주지사 선거 때 민주당 후보였던 아터 데이비스가 반 오바마 연설을 할 예정이어서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둘째날 최대 화제는 롬니의 공식 후보 선출이다. 보통은 행사 셋째날 했지만, 올해는 태풍 영향으로 하루 당겨졌다. 선출 방식은 당 전국위원회에서 대의원들의 출석 체크(roll call)를 하면서 지지 후보의 득표를 산출한다. 후보 수락 공식 연설은 다음날 있을 예정이다.
연사로는 크리스티 주지사를 비롯해 젭 부시 플로리다 전 주지사, 매리 펄린 오클라호마 주지사, 존 매케인 연방상원의원(애리조나, 2008년 대선 후보), 밥 맥도낼 버지니아 주지사가 대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통령 후보로 거돈됐던 롭 포트만 연방상원의원(오하이오),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히스패닉 출신의 마르코 루비오 연방상원의원(플로리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인도계 출신으로 차기 대권을 노리는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 등도 모습을 드러낸다.
이번 행사에 조지 H.W. 부시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딕 체니 전 부통령 모두 참석하지 않아 공화당으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셋째날에는 롬니가 택한 부통령 후보 폴 라이언 의원의 연설을 비롯해 오바마케어에 전면 반대 의견을 던질 플로리다 검찰총장 팜 본비가 대기중이다.
마지막 날에는 대선 후보 공식 선출에 앞서 당의 정강을 재확인하는 자리다. 참석자들과 함께 이를 공유하고, 대선과 이후 당의 노선을 밝히기도 한다. 이 안을 보면 당은 어떠한 경우에도 낙태를 허용하는 헌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최근 사회복지 분야에 큰 쟁점이 되고 있는 메디케어 비용 지원과 관련해 연방정부는 개개인의 의료 비용을 다 부담하지 않고 사안별로 정해진 고정 비용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오바마케어 등 현 행정부의 입장과 크게 다른 부분이다.
공화당 전당대회는 백악관 등 고위 정부 당국자들을 보호하는 시크리트 서비스(secret service)와 국토안보부의 경호 지원을 받는다. 그만큼 국가안보와 연관된 중대한 행사로 여겨진다. 연방정부는 5000만달러의 자금 지원을 해 행사 경호와 보안을 지원했다.
경찰은 전당대회가 열리는 ‘하버 아일랜드’ 지역에 체크 포인트(check point)를 설치하고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한다. 최대 4000명의 시 경찰 병력이 전당대회 지역 외곽 경호에 나설 예정이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탬파에서는 약 일주일간 법원 재판도 열리지 않는다. 수많은 당원들과 주민들의 통행 때문에 교통 체증이 높아지고, 배심원 출석 요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플로리다는 전통적으로 총기 은닉 휴대에 대한 법령이 관대한 지역이기 때문에 총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경호당국은 만전의 준비를 하고 있다. 탬파시의 다운타운 내에서 행사 기간 동안 총기 휴대를 아예 금지하자는 의회의 요청이 있었지만, 총기에 관대한 공화당의 릭 스콧 주지사는 이를 거부했다.
컨벤션 센터 외부에서는 크고 작은 시위도 함께 열린다. 공화당의 정책에 반대하는 아메리칸 인권 유니언, 점유 운동(Occupy Movement) 등이 이미 시위 신고를 하고 준비중이다. 많게는 1만명이 넘는 인원이 컨센션 센터 외부에서 시위를 할 예정이다.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지난 5월29일 대의원의 과반수 1140명을 확보함으로써 공화당의 대권 후보로 잠정 확정됐다. 공화당 전당대회 규정에 따르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5주 경선에서 복수 대의원 득표를 했어야 하기 때문에 롬니(45주)와 릭 샌토럼(6주)만 후보자격이 된다. 나머지 론 폴(3개주), 뉴트 깅리치(2개주)는 아예 후보 자격이 없다. 따라서 현재 예정된 둘째날 대의원 출석 체크에서 롬니가 무난하게 과반수 이상을 얻어 대통령 선거 후보로 선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