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3분기 전망,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어두워
2012-08-14 16:05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서울·수도권 주택 수요자들이 내다보는 집값 전망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더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는 서울·수도권 거주자 743명을 상대로 '2012년 3분기 주택거래 소비자 인식조사'를 벌인 결과 3분기 주택가격전망지수가 92.5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2007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저조한 수치로 리먼브라더스사태 직후인 2008년 4분기의 98.3보다도 5포인트 이상 낮다.
[그래프 = 부동산114] |
주택가격전망지수란 주택 수요자들이 현재 사는 집의 6개월 이후 가격 전망을 설명하는 지수다. 100 미만이면 향후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이같은 저조한 수치에 대해 부동산114는 국내외 경기가 동반 악화한 데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조기 회복 가능성이 낮아 집값 전망이 갈수록 나빠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현재 거주지의 가치와 수준을 평가하는 가격평가지수 또한 올해 3분기 '77'을 기록해,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의 '74.4' 이후 가장 저조했다.
[그래프 = 부동산114] |
이처럼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 심리가 다소 낮아진 탓에 당분간 집을 구입할 계획이 있다는 수도권 거주자는 전체의 절반에 불과했다.
향후 6개월 이내 신규 분양에 나서겠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4.9%는 청약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불확실하다는 답변을 포함하면 전체의 85.5%는 청약 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할 의향을 나타낸 응답은 14.5%로 2011년 3분기 이후 최근 1년간 평균치인 17.2% 보다 낮아졌다.
더불어 이사할 계획이 있다고 답변한 수도권 거주자의 47.1%가 전셋집을 선호해 매매시장보다 전세시장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주택 시세 기준 매도자와 매수자간 거래 희망 가격은 10%포인트 가량의 차이를 보여 거래 성사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조사에 따르면 6개월 이내에 주택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수도권 거주자 34.6%는 '주변 시세보다 20% 저렴하면 매수하겠다'고 응답한 반면, 매도 의사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46.7%는 '주변 시세보다 10% 저렴한 금액이면 팔겠다'고 답해 10%포인트의 인식 차이를 나타냈다.
[그래프 = 부동산114] |
한편 주택구입시 대출 비중을 집값의 30% 이상을 둔다는 계획자와 총 투자금을 5억원 이상으로 둔다는 응답자는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사를 계획하는 경우 중소형을 원했다. 무리한 대출을 피하려는 안정적 성향이 강화됐다.
이혜련 부동산114 연구원은 "올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로 인하하는 등 부진한 내수시장을 살리려는 노력이 이어지지만 수요자들의 주택구매 의사가 여전히 저조해 하반기 주택시장도 조정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