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YTN 해당 뉴스 화면 캡처]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서울 강남 산부인과 전문의 김모(45)씨의 시신유기 사건관 관련, 숨진 이모(30·여)씨가 마취제 등 13종의 약물을 동시 투여받다가 사망했다. 사건 당일 두 사람은 '우유 주사'라는 용어가 담긴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9일 서초경찰서는 김씨에 대해 시체 유기와 업무상 과실치사, 마약류 관리법 위반,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후 8시54분 께 김씨는 '언제 우유 주사 맞을까요?'라는 문자를 보냈고 숨진 이씨는 '오늘요'라고 답했다.

두 사람은 오후 11시께 병원에서 만나 자정께 병실로 들어갔다.

김씨는 이씨에게 10종의 약물을 포도당 수액 1ℓ에 희석해 링거를 통해 왼쪽 팔 정맥에 한번에 주사했다.

주사를 놓은 후 둘은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투약된 약물에는 독성이 강해 혈관 투약이 금지돼 있는 것과 또 하나는 전신마취 수술 시 자발적인 호흡을 정지시키는 약물로 잘못하면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1시50분께 김씨는 청진기와 펜라이트를 들고 병실에 다시 들어갔고 오전 4시27분에는 자신의 부인과 동행해 이씨의 시신을 한강공원 잠원지구 주차장에 버리고 도주했다.

앞서 김씨는 우유 주사를 '영양제'라 진술했으나 관계를 맺어 온 점, 우유가 정액, 주사는 남성 성기를 뜻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성관계'를 의미한다는 추정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김씨는 이씨의 집에 6차례 드나들며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세 차례 투여하고 성관계를 가졌다.

숨진 이씨의 몸에선 김씨의 DNA가 검출됐으며 사건 당일에도 이들은 성관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김씨는 여전히 이씨와 내연관계인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김씨가 이씨를 살해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으나 인체에 치명적인 약물을 투여했다는 점으로 미뤄 살인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