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부동산 정책 비교> 실수요·세입자 맞춤대책 한목소리…거래활성화는 '글쎄'
2012-08-01 18:37
DTI 완화는 모두 반대…실수요자 및 세입자 대책은 강조
여야 주요 대선후보들은 주로 부동산시장 활성화보다는 '서민의 주거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를 반대하는 가운데 임대주택 공급 확대방안 등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쪽에 더 무게중심을 둘지에 대해선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부동산 가격 연착륙을 강조하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하우스푸어를 위한 부채 구조조정을,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을 주장하고 있다.
◆주요 대선후보들 모두 "DTI 완화는 안돼"
주요 대선 예비후보들은 모두 DTI 규제 완화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동산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다는 데 궤를 같이하고 있어서다. 현재 가계부채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45.5%에 이를 뿐만 아니라 부동산 장기침체로 가계부채는 매년 더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안철수 원장은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서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DTI와 LTV(담보가치인정비율)를 푼다면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고 가계부채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가격을 억지로 떠받치려는 인위적 부양책이 다시는 동원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후보 역시 같은 이유로 규제 완화에는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야권의 문재인·김두관 후보도 마찬가지다. 김 후보 측은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인 상황에서 DTI 규제 완화는 바람직한 대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업계에서는 대선후보들이 어떤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는다고 한들 DTI 규제가 대폭 완화되지 않는다면 부동산경기 정상화는 요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최근 정부가 준비 중인) DTI 일부 완화 대책으로는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DTI 규제 완화 수혜 폭을 실수요자로 대폭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래 활성화 방안은 뒷전…서민 주거안정 대책은 '만발'
반면 실수요자나 하우스푸어, 세입자들을 위하는 정책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경제민주화나 복지 등에 초점이 맞춰진 현재 선거구도에서 부동산 활성화나 집값 안정화 대책은 도리어 유권자들에게서 외면받기 쉬운 사안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특히 서민들을 위해 집값이 더 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대선후보 중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후보는 최근 "지금도 집값이 너무 비싸다"며 "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을 연착륙시켜 집값을 더 낮춰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전·월세시장 안정대책으로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 보장'과 '장기계약 임대주택 제도' 도입을 제시했다.
안철수 원장은 하우스푸어를 위해 부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 원장은 저서에서 "우리나라의 주택대출도 선진국처럼 20~30년 만기의 장기대출 형태로 갈 필요가 있다"며 "복지 차원에서 저소득층 금융 지원을 전담할 정책금융기관이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두관 후보는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전·월세 상한제 도입과 주택 바우처(임대료 보조) 확대방안을 내놓았다. 또 '로또 아파트'로 변질된 보금자리주택을 100%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박근혜 후보 역시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비 지원 강화방안과 민간주택을 시프트(장기전세주택) 형태의 공공 임대주택으로 전환해 공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성장'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박 후보는 최근 "과거와 같이 부동산 가격이 뛸 일은 없을 것 같다"며 "민간주택의 경우 분양가 상한선을 폐지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