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끄는 도시형생활주택…수익률 '빨간불'

2012-08-08 13:49
분양가 치솟으면서 임대 수익률 '뚝'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퇴직을 앞두고 도시형 생활주택에 투자해 임대 수입을 얻으려 했던 A씨(55)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이미 동네 이곳저곳에 도시형 생활주택을 헐값에 분양한다는 광고가 넘쳐나고 있어서다.

최근 대형 건설사가 분양하는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분양가마저 비싸 A씨의 고민은 더 커졌다. 적정한 월세를 받지 못할 경우 임대 수익률마저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형 생활주택 투자 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졌다. 공급이 급증해 세입자 구하기도 쉽지 않은 데다 분양가 마저 뛰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 일대에서는 수익률이 연 4%도 채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유엔알컨설팅의 박상언 대표는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적어도 수익률이 6~7%이 나와야 하는데 최근엔 4% 정도 밖에 안돼 분양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유는 넘쳐나는 공급량 때문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도시형 생활주택 인·허가와 착공 실적이 꾸준히 늘어 지난 5월 인·허가 실적은 전월 대비 11.2% 늘었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해선 87% 증가했다.

분양가마저 치솟고 있다. 닥터아파트가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수도권에서 분양된 도시형 생활주택 30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평균 분양가는 3.3㎡당 2213만원으로 지난해(1697만원)보다 30.4%(516만원)나 뛰었다.

공급이 급증하면서 서울의 월세는 지난 1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다. 국토부 조사를 보면 지난달 서울 월세가격은 전월인 4월 대비 0.1% 떨어졌다. 1월에 비해선 0.5%나 하락했다.

A씨는 이에 따라 일단 도시형 생활주택 투자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미리 계산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결과를 확인한 후 나오는 것은 한숨 뿐이다.

A씨가 눈 여겨본 서울 대학 밀집지역에 위치한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분양가는 1억5000여만원. A씨가 받을 수 있는 월 임대료는 50만~60만원 선이다. 이를 바탕으로 임대수익률을 계산해보니 4.28%가 전부다.

서울의 대표적 대학가로 인근에 도시형 생활주택 외에도 원룸이나 오피스텔, 고시텔 등 1~2인용 소형주택 공급이 많아 월세 가격이 최근 현저히 떨어졌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자의 설명이다.

임대 수익률은 ‘(월 임대료×12)÷(매매가-임대보증금)×100’로 계산된다.

A씨가 도시형 생활주택을 1억5000만원에 매입한다고 가정하고,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을 공식에 대입하면 (50만원×12)÷(1억5000만원-1000만원)×100= 4.28%로 임대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다.

여기에 세금 및 중개수수료, 등기비용, 운영경비 등을 포함하면 실제 수익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도시형 생활주택을 선택할 때 브랜드보다는 분양가가 저렴한 곳을 고르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도시형 생활주택은 대형 시공사를 보고 투자하면 수익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며 “브랜드보다는 입지 여건이 좋고 분양가도 저렴한 곳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