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우면산터널 통행량 과다 예측…손배소 검토"
2012-07-04 18:51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우면산터널 교통량 예측을 잘못해 최소운영수입보장(MRG) 금액을 과하게 책정하게 이끈 서울시정개발연구원(시정연) 당시 책임자에 대해 손해배상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해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4일 시의회 제238회 정례회 3차 본회의 중 "(우면산터널 민간투자사업과 관련해) 최소운임수입 보장 문제의 핵심에는 잘못된 통행량 예측 분석이 있었다"며 "당시 보고서를 작성했던 사람들에 대해 손해배상이 가능한지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보고서가 나온 2004년 당시 시정연 원장은 백용호 대통령실 정책특별보좌관이며 통행량 예측 연구 책임자는 정부 인수위를 거쳐 한국교통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황기연 교수다. 현 정부의 실세인 것이다.
시는 우면산터널 사업을 민간투자사업(BTL) 형태로 추진하면서 사업자인 우면산인프라웨이와 2033년까지 매년 통행료 수입이 추정치 대비 79%에 못 미치면 부족분을 보장하고, 90%를 넘으면 구간별로 초과분을 환수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갱신 직전 2004년 당시 실제 교통량은 하루평균 1만3886대였다. 하지만 당시 시정연 보고서는 그해 예상 교통량을 무려 4배나 많은 5만2866대로 예측했고 이는 결국 과도한 MRG 금액의 근거가 됐다.
현재 우면산 터널의 실제 교통량은 당초 예측한 교통량 대비 40%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결국 서울시는 이제껏 517억원을 우면산인프라웨이에 보전해줬다. 이과정에서 시정연 수요예측이 과다해 필요 이상의 보전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비판이 빈번히 제기됐다.
한편 박 시장은 또 서울 도시철도 9호선을 운영하는 민간사업자 서울시메트로9호선㈜에 대해서도 감사원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 시장을 상대로 질문을 한 강희용 서울시의원(민주통합당)은 "시 재정에 엄청난 부담을 준 연구용역을 수행한 책임자들이 현정부 들어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당시 책임자들에 대해 비판한 데 이어서 "서울시가 시민단체(경실련)의 감사 청구를 기다리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또한 "맥쿼리는 지하철9호선이 운용수입이 없어 단 한푼의 이자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문제는 연체 이자율"이라며 "후순위채권 금액이 668억원인데 연체이자는 올해 500억원, 내년에는 676억원으로 원금을 앞서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시장은 "협정에 문제가 많으며 굉장히 불합리한 예산이 집행됐다 생각한다"며 "시의회와 협력해 시 차원에서 감사원 청구 제안을 받아드릴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미지급이자는 복리로 지급하기로 약정돼있다. 추후 협상과정서 이를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