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펜트하우스'..수도권 미분양 속 "우린 분양 불패 몰라"

2012-06-17 17:19
조망권·희소성에 수요자 몰려..웃돈도 높게 형성<br/>미분양 단지도 조기 계약.."실수요 목적 접근을"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탁 트인 조망, 높은 층고, 몇 가구 안되는 희소성…. 아파트 등 공동주택 맨 꼭대기층에 들어서는 펜트하우스 얘기다. 같은 단지내 다른 층보다 분양가가 비싼 데도 가장 먼저 계약이 끝나곤 한다.
 
서울·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침체됐지만 펜트하우스의 인기는 여전히 식을 줄을 모른다.

◆비싼 분양가에도 조기에 계약 마감

지난 14일 3순위까지 분양을 마친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2차. 대부분의 주택형이 3순위에서 주인을 찾았지만, 210.15㎡형은 1순위에서 청약경쟁률 3.0대 1로 조기 마감했다. 같은 크기인 210.10㎡형도 3순위에서 2.0대1로 청약 마감됐다.

이 두 주택형은 모두 꼭대기 층에 위치한 펜트하우스다.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2차 339가구 중 단 6가구뿐이다. 특히 2가구만 나온 210.15㎡형은 210.10㎡형보다 분양가가 1억원 더 비싼 데도 분양은 먼저 끝났다.

대우건설이 같은날 분양한 송도 센트럴파크 펜트하우스도 마찬가지다. 일반분양 535가구 모집에 1585건이 접수해 평균 2.9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12가구(163~215㎡)뿐인 펜트하우스는 경쟁률이 5.42대 1에 달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펜트하우스는 모델하우스 개관 때부터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높은 층고와 송도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 조망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펜트하우스의 인기는 미분양 아파트 단지라도 예외가 아니다. 금호건설이 미분양으로 오랜 기간 고전한 금호 리첸시아중동의 경우 펜트하우스(190㎡, 255㎡형)는 초기에 팔려나갔다. 255㎡형은 분양가가 26억원에 달했지만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해 여수에 나온 여수 엑스포 힐스테이트도 아직 일부 미분양이 남아 있지만, 전용 150㎡ 펜트하우스 10가구는 조기에 마감됐다.

화성산업의 ‘범어숲 화성파크드림S’도 여전히 일부 가구가 미분양 상태지만 전용면적 142㎡형 펜트하우스는 1순위에서 접수를 마쳤다. 또 다른 펜트하우스인 전용면적 125㎡는 9.5대 1로 전 주택형 중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펜트하우스 분양가는 중소형 주택형보다 3.3㎡당 100만원 이상 비싸지만 수요자들의 적지 않은 선택을 받고 있다.

◆웃돈도 높게 형성…"환금성 낮아 실수요 목적으로 접근해야"

펜트하우스는 비싼 가격답게 프리미엄(웃돈)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 2010년 분양된‘용인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 펜트하우스(전용 157㎡)는 최초 분양가보다 3000만원 더 붙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일반 아파트 분양권 시세는 분양가 아래로 떨어졌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퍼스트월드 펜트하우스 412㎡(6가구)도 웃돈이 6억원 정도 붙어 28억~29억원을 호가한다.

초대형 펜트하우스일수록 가격은 가늠하기 더 힘들다. 뚝섬 한화갤러리아 포레 주상복합아파트 펜트하우스 376㎡는 분양가가 52억원이었지만 시세는 6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용산구 동부이촌동 LG한강자이 전용 243㎡ 펜트하우스도 초기 분양가는 24억500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호가가 80억원을 넘나들고 있다.

인기가 계속되자 요즘 분양하는 아파트들도 여전히 꼭대기층은 펜트하우스로 공급하고 있다. 흥한주택종합건설이 경남 진주 평거4지구에 짓는 ‘더 퀸즈 웰가’도 펜트하우스 6가구를 선보인다. 롯데건설이 이달 선보이는 동탄 롯데캐슬 알바트로스는 185㎡ 2가구, 241㎡ 8가구를 펜트하우스를 구성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펜트하우스는 공급 가구 수가 많지 않아 희소가치가 높은 게 사실”이라며 “다만 수요층이 적은 만큼 환금성도 낮아 투자보다는 실수요 목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