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前 대통령 육사 ‘사열’ 논란

2012-06-10 17:09
민주 “김관진 국방·육사 교장 사퇴해야”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한 5공 핵심 인사들이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의 퍼레이드를 참관한 것을 두고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군형법상 반란 및 내란죄로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은 전 전 대통령에게 ‘과도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며 군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10일 육사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여사, 손녀를 비롯한 장세동 전 안기부장, 김진영 전 육참총장, 이학봉 전 보안사 대공처장, 정호용 전 내무부 장관, 고명승 전 3군사령관 등 5공 핵심 인사들은 지난 8일 육사를 방문해 생도들의 퍼레이드를 참관했다.

육사발전기금(이사장 김진영) 측은 전 전 대통령을 비롯한 500만원 이상 기금 출연자 160명을 ‘육사발전기금 200억원 달성’ 기념행사에 초청했다.

당시 임석상관인 육사 교장 옆자리에 서 있던 전 전 대통령의 앞자리에는 의전 테이블까지 마련됐다. 그는 생도들이 단상 앞에 이르러 “우로 봐!”라는 구호를 외치자 손뼉만 쳤던 참석자들과 달리 생도들에게 경례로 화답하면서 사실상 ‘사열’하는 장면이 연출됐다는 것.

전 전 대통령은 행사가 끝난 뒤 만찬에서 축배 제의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전두환 육사 생도 사열, 일파만파’라는 제목으로 “국군의 수뇌부가 될 사람들이 내란수괴에게 경례를 한다”는 글을 올렸다.

5·18기념재단 등 5월 단체들도 “5공의 부활극”이라며 “육사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이런 일이 재발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법원에 총 금융자산이 예금 29만원뿐이라고 신고했던 전 전 대통령이 육사 발전 기금으로 1천만원 이상 출연한 육사동문 명단에 오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은 이와 관련해 “조국방위라는 신성한 임무를 수행해야 할 미래의 군 지도자들인 생도에게 쿠데타 세력들 앞에 사열하도록 한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국가반란세력을 초청한 육군사관학교장을 즉각 해임조치하고 김관진 국방장관은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는 생도들에게 전두환처럼 쿠데타에 성공하면 대통령도 될 수 있고 권력도 누릴 수 있다는 반헌법적 국가관을 가르치는 것”이라며 “특히 검찰은 29만원 밖에 없다며 추징금 납부를 거부한 그가 어디서 돈이 나서 육사발전기금을 냈는지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