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소통’에 나선 재계…‘취업난 젊은이’ 마음 잡아라
2012-06-06 18:20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각 대학교의 기말고사가 막 시작된 지난 5일 저녁,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은 4000여명에 달하는 청중으로 가득 찼다.
대부분이 대학생으로 이뤄진 이들은 기말고사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에서 개최하는 토크 콘서트 '열정락(樂)서'를 보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삼성전자 인사팀장을 맡고 있는 원기찬 부사장을 비롯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명지대 교수와 개그맨 김영철씨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기업들이 청년층을 대상으로 소통에 나선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소통의 노력에 취업을 앞둔 청년층의 호응이 커지고 있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과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 사회적 어려움을 딛고 일어난 '멘토'들의 조언을 찾는 청년층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 역시 젊은이들의 호응이 커지면서 이 같은 '청년층 소통'의 노력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청년층과의 소통 확대를 통해 미래의 인재들에게 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고, 대외적으로도 젊은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기업으로서는 매력으로 작용한다.
◆ 멘토 앞세운 삼성 '열정락서' 큰 호응
삼성의 토크 콘서트 '열정락서'는 이 같은 흐름의 선봉에 서 있다.
지난 겨울에 이어 두 번째 시즌으로 개최된 '열정락서'는 지난 5일 마지막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특히 이날 강연에 나선 삼성전자 인사총괄 책임을 맡고 있는 원 부사장의 강연은 청중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원 부사장은 소위 '스펙'보다는 균형감각을 갖춘 판단력과 진실성을 첫 번째 입사조건으로 꼽았다.
그는 "삼성은 스펙으로 사람을 뽑지 않는다. 기본기와 판단력을 본다"며 "가장 매력적인 인재는 '내가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 넓고 깊은 기본기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원 부사장은 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판단력과 균형감각이 중요하다"며 보고 싶은 기사만 선택해서 볼 수 있는 인터넷이 아닌 종이신문 읽기를 권하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회를 거듭할수록 입소문을 타고 열정락서에 대한 청년층의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오는 8월 말이나 9월 초로 예정된 다음 시즌에서는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호응을 얻을 수 있는 토크 콘서트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재계 ‘청년층 소통’ 노력 확대
'열정락서'뿐 아니라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기업들의 소통 노력은 재계 전체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달 29일 현대·기아차 기술개발의 주역인 이현순 현대·기아자동차 고문을 초청해 이공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개최하기도 했고,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도 지난달 대학생 잡(job) 프로젝트 '담소(談笑·담 없는 소통)'를 열어 청년층과 대화에 나섰다.
LG는 매년 대학생 새내기들을 대상으로 'LG드림첼린저'라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활약 중인 현직과 선배들로 구성된 '멘토'들이 조언을 건네는 'LG드림첼린저'는 올해 '달인'으로 유명한 개그맨 김병만씨를 특별 강연자로 초청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포스코 역시 젊은층에서 주로 이용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소통채널 확대를 위해 공식적인 SNS 채널을 올 하반기 중에 개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