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인하, 해법은 혜택 축소뿐?

2012-05-28 11:00
"금융당국이 이해당사자로 나서 근본적 문제 해결해야"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 우려로 부가서비스 등 혜택을 축소하자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카드수수료 인하가 고객의 혜택 축소와 직결되면서 악순환이 반복되자 금융당국에 ‘솔로몬의 지혜’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조사한 ‘카드수수료 인하액 고객전가 실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실시한 카드사들의 부가서비스 변경사항 300건 중 축소 사례는 193건(64.3%)이다.

특히 부가서비스 축소 방침 중 놀이공원 입장료 할인 등 각종 할인서비스를 축소한 경우가 61건으로 가장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주수익이 수수료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혜택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경실련은 카드사들의 가맹점 공동이용망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 제도는 현재 활용되고 있는 개별계약방식과 달리 가맹점이 한 카드사와 계약을 맺어도 다른 카드의 결제를 승인할 수 있는 제도다.

경실련은 “공동이용망제도가 활성화되면, 가맹점이 가장 낮은 수수료율을 제시하는 하나의 카드사와 계약을 맺어도 카드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카드사 간 경쟁에 의해 자연스레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제도가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영경 서울YMCA 신용사회운동사무국 팀장은 “공동이용망제도는 매입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여러 제한요소가 있어 실제로 이뤄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카드사들의 비용을 줄이려면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구조의 문제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이전에 금융당국이 이해당사자로 나서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감소분을 채울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부가서비스 축소일 수밖에 없다”며 “시장구조와 비용구조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이를 카드사와 가맹점에게 모두 맡겨놓았기 때문에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실 카드산업이 발전하면서 가장 큰 이득을 본 것은 정부”라며 “세금 부분이나 화폐 비용 절감 등으로 얻은 이익을 소비자와 가맹점들에게 돌려줘야 할 때다. 영세가맹점에 세제혜택을 주는 등 하나의 이해당사자로 시장에 참여해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드수수료 개편안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우대수수료율 등 개편안 구체화를 진행 중에 있다”며 “이르면 6월말 쯤 세부적인 안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