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比 경제 목조르기…이번엔 광업 타격

2012-05-16 10:15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중국이 이번엔 필리핀산 광물에 대해 우회적으로 무역제제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최근 남중국해 황옌다오(黃巖島·스카보러 섬)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 간 긴장이 한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필리핀의 주력 산업인 관광과 농업의 숨통을 조인 데 이어 내놓은 또 하나의 경제적 압박 조치다.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 16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광시(廣西) 팡청(防城)항 출입국 검역국은 지난 9일 필리핀으로부터 수입한 구리를 조사한 결과 환경보호 기준치를 초과한다며 국가 규정에 따라 반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구리는 총 16t으로 7904 달러 어치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팡청항 출입국검역국은 앞으로 필리핀산 구리를 고위험 화물로 분류해 수입되는 모든 화물 콘테이너를 100% 개봉해 검사한 뒤 합격된 것만 국내 반입을 허용하는 등 필리핀산 구리에 대한 관리감독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조만간 필리핀 전자부품업계도 중국과 필리핀 간 영유권 분쟁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필리핀산 전자부품을 주로 수입해 온 중국 창장 삼각주 지역 기업 대부분은 영유권 분쟁이 한층 더 격화된다면 필리핀이 아닌 동남아 다른 지역에서 전자부품을 수입할 것이라 밝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처럼 중국이 세계 제2위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필리핀을 무력이 아닌 경제 쪽으로 압박하겠다는 움직임이 고조되면서 필리핀 기업가들은 이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필리핀의 제3대 무역파트너이자 최근 가장 빠르게 급증하는 관광객 송출국이기 때문.

필리핀 수출자연합의 세르지오 오티즈 루이 회장은 실제로 현지 한 방송에서“필리핀 기업이 입는 잠재적 손실은 중국을 뛰어넘는다”며 우려를 표했다. 필리핀의 바나나농가수출업협회(PBGEA)도 “필리핀산 바나나 2대 수출국인 중국이 수입을 막는다면 바나나 농가 20만명이 생계를 압박 받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