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오너家 반년 만에 자사주 사들이는 이유는
2012-05-13 15:49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대신증권 오너 일가의 자사주 '쇼핑'이 반년 만에 재개됐다. 이들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간의 휴식기를 끝내고 지난 4월부터 회장 모녀를 중심으로 18차례에 걸쳐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 증권사는 대형 증권사 중 유일하게 친족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오너 지분이 적어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최근 증시가 약세 국면을 이어가면서 주가가 급락한 시점을 지분 확대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지분 확대에도 시장 반응은 무덤덤하다. 되레 자사주 ‘쇼핑’을 시작하기 이전 수준보다 주가는 하락했다.
13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60)은 지난달 25일 1500주 매입을 시작으로 지난 9일까지 총 9차례에 걸쳐 2만600주를 사들였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이 회장 지분은 59만6402주(발행주식 대비 1.33%)에서 61만7002주(1.37%)로 늘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에 30차례, 2009년에도 42차례 오너일가의 주식 매입 공시를 한 바 있다. 이 과정을 통해 현재 이 회장은 보통주와 우선주를 더해 2008년 말에 비해 23만2570주, 이어룡 회장의 아들이자 대신증권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고 알려진 양홍석 대신증권 부사장은 41만220주, 양정연 부사장은 6만7880주를 늘렸다.
대신증권은 대형 증권사 중 유일하게 친족경영을 펼치고 있는 회사다. 이어룡 회장은 창업자인 양재봉 전 회장의 며느리다. 하지만 이들이 가지고 있는 회사의 지분이 9.26%에 불과해 최근 몇 년 동안 시장에서는 꾸준히 M&A 대상으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금융사 수장의 자사주 매입은 여러모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오너 입장에서는 앞으로의 회사 성장성에 비해 주가가 많이 저평가됐다고 생각될 때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편”이라며 “유보자금으로 성장을 위한 투자에 나서는 것이 주주가치를 궁극적으로 높이는 길이겠지만 역으로 성장성(신규사업·M&A)을 지나치게 훼손할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