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 발사 後‥추가 제재 가능하나 마땅치 않아

2012-04-15 18:33
국제사회, 대화보다 군사훈련·정책협의 등 강화<br/>北, 내부결속이 우선…제재 큰 의미 없을 듯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이 13일 강행한 로켓 발사로 국제사회의 대응이 주목되는 가운데 이에 따른 남북관계와 북·미 대화, 북핵 6자회담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고립을 계속 자초할 것이냐, 아니면 제재 국면 속에서 추가 대화에 나올 것이냐가 관건이다.

◆추가 제재 가능성

우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국제사회는 유엔 안보리 논의를 중심으로 추가 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유엔 안보리는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 때 언론 성명을, 2009년 ‘광명성 2호’ 발사 때에는 의장 성명을 낸 바 있다. 안보리는 2006년 ‘대포동 2호’ 발사 때도 결의안 ‘1695호’를 발표했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 행위를 중단한 2009년 6월 결의안 ‘1874호’ 위반이기 때문에 안보리에서 성명 이상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미국 등은 별도 금융·선박 제재 등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의 로켓 발사로 북·미 ‘2·29 합의’에 따른 대북 영양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에게 지난달 ‘광명성 3호’ 발사 계획 발표 직후 서신을 보내 “위성 발사 이후 상황을 수습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이 미국과 재협상에 나서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15일(한국시간)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로 인해 미국 정부가 당분간 대북 강경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올 연말 대선까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중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당국자들도 당분간 대화보다는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의 군사훈련을 확대하거나 대북 정책 협의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북한을 견제할 것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유엔 안보리 소집…北엔 큰 의미 없어

유엔 안보리가 소집돼 의장성명이나 결의안을 채택하더라도 북한에게는 큰 의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우선 북한은 김정은 체제의 정권 안위가 더 중요하고 북한 내부 결속이 식량지원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2·29 북·미 합의’ 파기를 감수하고 강행한 로켓 발사였기 때문에 식량지원 취소는 북한 입장에서 큰 타격이라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

북한에 더 이상 추가할 제재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미국이 이미 북한에 안보리 결의안 1718호와 1874호로 더 이상 제재할 수 없는 수준만큼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안보리는 2009년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 18일 만에 북한에 대한 포괄적 금융·무역 제재와 탄도미사일 및 핵실험 금지를 담은 결의 1874호를 채택했다.

한·미는 내심 안보리 조치중 둘째로 수위가 높은 의장성명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란 사실을 못 박아 놓자는 얘기다.

만약 추가 제재가 이뤄진다면 기존 제재안을 더 촘촘하고 철저하게 준수하는 정도로 결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새로운 대북 제재를 담은 결의는 중국이 변수다.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보리 제재는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 문제를 적시하더라도 간접적 표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로켓 발사가 실패로 돌아간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해 3차 핵실험의 명분을 주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의장 성명이 더 좋은 전략일 수 있다는 것.

2006년과 2009년에 미사일 발사 직후 안보리가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자 북한은 핵실험으로 ‘응수’한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