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류값 상승 기대에 ‘사재기’ 기승

2012-03-19 12:47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올해 들어 또 한차례 석유제품 공급가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석유제품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달 8일에도 휘발유와 디젤유를 포함한 석유 제품 공급가를 1t당 300위안(한화 약 5만320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석유류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신징바오(新京報) 19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하순부터 중국 내 석유 중간상 및 주요소 등 업체들은 잇따라 석유제품 재고분을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화북(華北)지역의 한 체인 주유소 업체 사장은 “현재 이미 5만㎥의 유류 저장고에 재고량을 잔뜩 준비해 놓았다”고 전했다.

중위(中宇) 컨설팅 선타오(申濤) 애널리스트는 “무역업체들이 특히 이번 유가인상에 대한 기대가 높다”며 “지난 달 20일부터 이미 재고를 쌓기 시작해 3월 초쯤 이미 석유제품 비축을 다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정유업체들도 석유제품 인상을 고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 동안 페트로차이나(中石油), 시노펙(中石化) 등 중국 정유 업체는 중국 내 기름값이 국제 유가 변동에 따라가지 못해 거액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해왔다.

반면 중국 내 택시기사들은 석유제품 인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택시기사는 “하루 기름값으로 300여 위안(한화 약 5만3000원)이 소비된다”며 “이는 5년 전의 두 배”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중국 정부는 아직까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석유제품 공급가 인상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3월 중으로 석유제품이 인상된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이번에 중국 정부가 석유제품 가격을 t당 400~700위안(한화 약 7만~12만원)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원유 도입에서 주유소 운영에 이르기까지 석유 산업 전체를 국영 기업이 전담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석유 제품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그 동안 중국은 물가 관리 차원에서 휘발유 등 석유류 가격 인상을 억제해왔다.

그러나 실제 가치보다 낮게 책정된 석유류 가격이 에너지 낭비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대두한데다가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세도 안정세를 보이자 정책 당국이 유류 가격 정상화를 진지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