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외국인의 힘으로 120만원 시대 열어…'사상최고가 훌쩍'
2012-02-29 15:31
52주 신고가..美소비심리 회복도 긍정적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삼성전자가 외국인의 힘으로 120만원 시대를 열었다.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의 지속된 차익실현에도 외국인이 연일 끌어올리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롭게 썼다. 엘피다 파산효과와 함께 미국의 소비심리가 개선된다는 겹호재를 만난것이 주효했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만1000원(1.77%) 오른 120만6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오르며 상장 이후 처음으로 120만원대 주가에서 장을 마쳤다. 이날 주가는 오전 120만5000원까지 상승한 후 잠시 주춤했다가 장 막판 120만9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두 달 새 12% 상승하며 지난 22일 처음으로 장중 120만원을 건드렸고 전날에도 이 선까지는 올랐었다.
외국인이 이날 하루에만 1298억원 이상을 사들인 것이 120만원 시대로 이어졌다. 전날 매도세를 보였지만 하루만에 큰 폭으로 사들이며 주가를 상승으로 이끌었다. 반면 개인은 944억원 이상을, 기관은 34억원 이상 순 매도했지만 하락으로 이끌기에는 무리였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 배경에는 일본 반도체업체인 엘피다메모리가 법정관리신청에 들어가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엘피다의 파산보호 신청에 따라 D램 공급 물량이 감소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현물가격의 상승도 지속됐다.
대만의 반도체 가격정보사이트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현지시간) 기준 DDR3 1기가바이트(128Mx8) 1333MHz 현물가격은 전일대비 0.86% 오른 0.7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DDR3 2기가바이트 (256M×8) 1333MHz 가격도 0.38% 오른 1.06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 제품의 현물가격은 전날 4개월여 만에 1달러대를 회복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중반 이후에는 반도체 부문의 모멘텀 역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엘피다의 파산 신청에 따라 2분기 이후 D램 가격은 본격적으로 상승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미국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은 수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다. 전날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콘퍼런스보드가 집계한 미국의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70.8로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61.5)과 시장 예상치(63)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소비심리가 개선되면 스마트폰과 PC 등 완제품의 수요가 되살아나고 삼성전자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부분에서도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는 4000만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신 부문 영업이익이 2조7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돼 1분기 통신 부문 영업이익률이 16%를 웃돌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