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업계, 中 지준율 인하 기대… 변수는 유가

2012-02-23 19:10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석유화학업계에 중국 예금지급준비율 인하 효과가 가시화될지 주목된다.

국내 업체들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의 긴축완화에 따른 소비진작은 큰 호재다. 이와 관련 중국이 작년 말에 이어 최근 추가적인 지준율 인하에 나서면서 석유화학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심화되고 있는 유동성 긴축현상과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역내 경기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4일부터 지준율을 0.5% 인하하기로 했다.

이번 지준율 인하로 중국내 대형은행과 중소형 은행의 지준율은 각각 20.5%와 17%로 하향조정되며, 이로 인해 약 4000억 위안의 유동성이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작년 12월 5일 3년만에 지준율을 인하한 이후 두달만에 이뤄진 조치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향후에도 3~4차례 추가적으로 지준율을 더 내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선진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고 석유화학 경기도 비수기를 벗어나고 있는 등의 상황과 맞물려 이 같은 지준율 인하가 업황 회복의 단초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호남석유화학의 경우 “최근에 중국 현지에서 판매량이 늘었다”고 전했다.

대신증권 안상희 연구원은 “향후 중국의 추가적인 지준율 인하계획이 예정돼 있다”며 “그동안의 유동성 긴축이 해소되고, 작년 4분기 업황 침체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을 것으로 봐, 향후 방향성을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 문제로 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것이 한 가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유가가 급등해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오르면서 제품 마진이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까지 에틸렌 등 기초유분이 급등하면서 주요 제품인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등의 마진이 극히 저조하다”고 전했다.

안상희 연구원도 “유가 상승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업체들이 보통 전달에 나프타를 들여와 재고가 있는 만큼 실적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석유화학 대기업들은 에틸렌과 프로필렌 제조 설비를 갖추고 있어 원가 인상에 따른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또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것도 리스크 완충 역할을 해준다.

LG화학 관계자는 “다운스트림쪽 수요가 늘어서 원가가 상승한 것인지, 가격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석유화학 관계자는 “나프타가격 상승이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 제품에 반영이 잘 안되고 있지만, 대신 부타디엔(BD)과 에틸렌글리콜(EG)이 급등해 수익성은 양호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