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로 본 올해 중국> 대만과의 최고의 밀월..새로운 구상 나오나

2012-02-22 07:48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역대 가장 친중국적인 대만 총통인 마잉주(馬英九)가 지난 1월 재선에 성공하면서 양안 관계는 사상 최고의 밀월시기를 맞고 있다. 다음달 개최되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에서는 변화된 환경에 맞춘 중국의 새로운 대만정책 구상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양안 간의 평화협정에 관한 언급이 나올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선에 성공한 마잉주 총통 역시 선거 3개월여 전인 지난해 10월 중순 ‘중국과의 평화협정’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당시 “여건이 성숙한다면 10년 내에 중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문제는 이전에도 제기된 적이 있지만 이날 마 총통의 발언은 가장 강한 톤이었다.

국민당이 내전에서 패배하고 1949년 대만으로 도피한 이후 중국은 여전히 대만을 자국의 영토로 간주하고 있으며 대만과의 통일을 위해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중국과의 평화협정은 양안 관계에 항구적인 평화를 가져올 수 있겠지만, 중국으로의 흡수통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평화협정 추진에 대해 대만의 야당인 민진당은 “통일을 추진하려는 것이다. 대만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다”라며 반대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하지만 대만 정가에선 마 총통이 이번 연임 성공을 통해 그동안의 대 중국 정책에 대해 지지를 받으면서 재선 임기 중 언제든 양안의 정치적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정상회담 성격의 ‘양안 회담’ 개최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중국과 대만 간의 경제협력도 양회의 관심사 중 하나다. 양안 간의 경협은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이며 이를 위한 중국의 정책들이 발표될 수도 있다. 우선 대만 경제부는 오는 3월 말 이전 중국에 무역사무소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무역사무소는 비영리기관의 대표부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며 무역 진흥 등 경제교역 관련 실무를 담당한다.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에 먼저 사무소를 설립하고 중국의 중·서부권 거점 지역인 우한(武漢), 청두(成都) 등에도 추가로 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중국과 대만은 아울러 상반기 중국과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후속 협의, 제8차 양안 회담, 세관업무 및 산업협력 강화 협상 등을 추진한다. 특히 양안 회담에선 투자보장협정 체결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질 예정이다.

정치인 간 교류도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이번달 들어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한동안 중단됐던 중국 성(省)·시(市) 대표단의 대만 방문이 재개됐다.

궈진룽(郭金龍) 베이징(北京)시 시장 일행이 지난 16일 대만을 찾았다. 궈 시장은 타이베이에서 열린 베이징 문화주간 행사에 참석했다. 아울러 롄잔(連戰), 우보슝(吳伯雄) 등 두 명의 국민당 명예주석, 대만 해협교류기금회 장빙쿤(江丙坤) 의장, 하오룽빈(하<赤+우부방>龍斌) 타이베이 시장 등을 만났다. 4월에는 장쑤(江蘇)성, 5월에는 후베이(湖北)성 대표단이 잇따라 대만을 찾는다.

중국인의 대만 개인관광도 대폭 확대됐다. 마잉주 총통은 다음달부터 대만 개인관광이 가능한 중국 도시를 3개에서 11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중국인의 대만 개인관광은 현재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샤먼(廈門) 3개 지역 거주자만 가능하다. 앞으로는 톈진(天津), 난징(南京), 광저우(廣州), 항저우(杭州), 청두(成都), 충칭(重慶), 지난(濟南), 선전(深천<土+川>) 등에 살고 있는 중국인도 개인 형태로 대만 관광을 할 수 있게 된다.

대만 문제의 최정점에는 왕이(王毅)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이 위치해 있다. 이번 양회 때 대만정책에 대한 브리핑이 기자간담회나 공작보고 형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왕이 주임은 2008년 6월 중국 외교부 내 ‘넘버2’인 상무 부부장에서 대만판공실 주임으로 발탁됐다. 마잉주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양안 관계의 변화를 꾀하기 위한 차원에서 외교부 내 거물이 대만판공실 주임에 임명된 것이다.

이후 왕이는 대만과의 관계개선을 진두지휘했으며 2010년에는 양안 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를 체결하며 경제적 통합을 이뤄내는 성과를 냈다. 양안 간의 경제교류는 올해 1월 마잉주 재선의 발판이 됐다. 때문에 마잉주의 재선에는 왕이의 공이 크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왕이 주임은 지난해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중·미 관계를 훼손하고 양안 관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대만 무기판매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같은 입장은 이번 양회기간에 재차 강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