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황건호 초대 금투협회장 "재임중 가장 큰 성과는 자본시장법 제정... 은행권과 균형발전의 토대 마련"
2012-02-02 16:46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아직도 금융투자업계는 글로벌 IB 육성, 업권간 균형 발전, 중소형사 특화전략 지원, 연금제도 개편, 금융소득세제 개편 대응 등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8년 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퇴임하는 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은 2일 이임식을 갖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의 쓰나미'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각종규제가 물밀 듯이 다가오고 있고, 또한 우리 금융권에는 사회로부터 새로운 역할정립을 요구받고 있다"며 이임사를 대신했다.
서울대를 거쳐 미국 럿거스 대학원 경제대학원을 졸업한 황 회장은 지난 1976년 대우증권(현 KDB대우증권)을 통해 금융투자업계에 입문했다. 재직 당시인 지난 1984년 국내 최초 외국인 전용 투자펀드인 코리아펀드 뉴욕증시 상장과 1992년 증권사의 투신업 진출에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
황 회장은 지난 2004년 증권업계 최초 경선을 통해 증권업협회장에 취임하며 금융투자업계 리더로 등장했다. 이후 증권·자산운용·선물협회 등 3개협회 통합으로 출범한 금융투자협회 초대 회장까지 지난 8년간 재임했다. 그런 그가 지난 36년간 몸담았던 금융투자업계에서 이제 한걸음 물러서게 됐다.
황 회장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우리 금융업계는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배들이 무엇보다 국내외 시대변화의 흐름을 항상 예의주시하며 이에 미리 대비하고 항상 세계무대를 염두해 두고 업무에 임해 주길 당부했다.
황 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전문성, 글로벌 마인드, 그리고 철저한 직업윤리를 갖춰야 한다"며 "특히 협회는 회원사를 비롯한 투자자 등 우리의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기관임을 잊지 말고 고객만족(CS) 활동을 더욱 지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스스로 꼽은 가장 큰 성과는 자본시장법 제정이었다.
황 회장은 "당시 관련 법규 조문 하나 바꾸는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던 상황을 감안할 때, 자본시장법 제정은 우리에게 실로 감개무량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며 "우리는 정부와 국회가 동 법을 제정하는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 법으로 자본시장의 선진화와 금융서비스 산업 도약의 발판을 구축함으로써, 은행권과 균형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금융투자업계의 글로벌화에 강한 애착을 표시했다. 지난해 국제증권업협회협의회(ICSA) 회장으로 피선되는 등 국제무대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던 까닭도 바로 금융투자업계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그는 설명했다. 황 회장은 업계내 몇 안되는 국제통으로 자본시장 국제화 1세대이자 국제금융전문가로 꼽힌다.
황 회장은 "'자본시장의 선진화와 금융투자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기치아래 지난 8년이라는 세월은, 진정과 열정을 가지고 후회없이 일한 시간이었다"며 "금융투자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발전의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많은 번뇌와 고뇌의 시기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취임 이래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황 회장은 "8년전과 비교해 보면, 주가지수는 810포인트에서 1950포인트로, 시가총액은 약 3배, 펀드자산은 약 2배 증가했고, 금융투자회사수는 약 3배, 임직원수는 약 1.5배(약 5만여명) 증가했다"며 "이러한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성장과 인프라구축에도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끝으로 황 회장은 "신임 회장을 중심으로 자본시장 선진화와 금융투자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욱 매진해 달라"며 "금융투자협회가 한 단계 더 도약하여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협회가 되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