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타깃 VVIP 분양마케팅 "잘 먹히네"

2012-01-26 17:38
오보에힐스 등 분양가 50억 주택 판매율 '쑥'<br/>초기 계약률 20%내 저조… 현재 대부분 소진

고가의 초호화 주택들이 상위 1%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입주 전후 계약이 빠르게 성사되고 있다. 사진은 종로구 평창동에 들어선 '오보에 힐스' 전경.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상위 1%를 겨냥한 초호화 분양주택의 판매율이 높아지고 있다. 어중간한 상류층을 겨냥한 VIP마케팅보다 1%를 타깃으로 한 VVIP 마케팅이 분양시장에서 더 먹히고 있는 셈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분양가격이 40억~50억원대에 이르는 최고가 분양주택은 초기 계약률이 높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주인을 찾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성북구 성북동 ‘게이트힐즈 성북’과 ‘외교관사택단지’, 종로구 평창동 ‘오보에힐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주택은 분양가가 40억~50억원대로 초기 계약률 10~20%에 머물렀다. 하지만 입주 이후에는 서서히 팔려나가기 시작하더니 현재는 미분양이 대부분 소진된 상황이다.

성수동 갤러리아포레의 경우 2008년 분양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90% 이상 계약이 완료된 상태다. 분양 당시 3.3㎡당 4325만원의 최고가로 화제를 모으기도 한 이 아파트는 지난해 6월 입주 시작과 서울숲 향후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377㎡ 펜트하우스는 프리미엄까지 붙어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에 위치한 갤러리아 포레는 2개동에 233~377㎡ 아파트 230가구로 이뤄졌다.

금호건설이 지은 한남동 유엔빌리지 내 ‘한남 더힐’도 높은 보증금과 전세가격으로 시선을 끌며 최고가 임대 아파트로 자리잡았다. 최고 보증금 25억원에 월 임대료도 429만원에 달한다. 분양 당시부터 내세운‘상위 1% 부자들만의 커뮤니티’ 마케팅 전략이 성공하며 청약 당시 51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SK건설이 시공한 판교 운중동 산운마을 ‘산운 아펠바움’(전용면적 176~310㎡)은 분양가가 평균 40억원대, 최고 80억원이 넘는다. 고급 단독주택으로 구성된 이 단지는 현재 70% 가량이 주인을 찾은 상태다.

반대로 젊은 최고경영자(CEO)나 여유가 있는 노년층을 겨냥해 세컨하우스 개념으로 나온 주택들은 시장에서 여전히 찬밥신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판교에 현대판 베버리힐스 구현을 목표로 공급한 타운하우스 ‘월든힐스’는 분양가가 10억원대로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전체의 3분의 1이 미계약 상태다.

판교 외에도 고급주택촌으로 주목받고 있는 용인 동백, 화성 동탄, 파주 등의 외곽 지역도 마찬가지다. 용인 동백지구내 ‘동백 아펠바움’, ‘동백 어울림 타운하우스’도 할인 분양을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팔리지 않고 있다.

김부성 부동산부테크연구소장은 “고가의 고급 분양주택들은 처음부터 사전 수요조사를 명확하게 하고 공급에 나서는 반면 타운하우스들은 자금 여유가 있는 상류층이라는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 우후죽순 고가에 분양되다보니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