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건설업계가 입찰제한 파문과 관련해 다음달 '윤리경영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대대적인 자정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협회는 이달 윤리경영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불공정 행위 근절과 사회적 책임을 당부하는 내용의 건설협회장 명의 서한을 각 회원사 업체들에게 보낼 예정이다. 또 다음달 윤리경영 강화를 위해 회원사들이 모여 결의대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부가 건설업계 행정제제 및 입찰제한 조치를 풀어주기로 한 데 따른 감사 및 반성의 표시라고 협회 관계자를 설명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10일 국가경제 살리기 명목으로 건설분야 행정제재 3742건을 해제하는 조치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지난해 11월 말 최저가 낙찰제 공사 입찰에서 허위서류를 제출했다가 적발된 68개 건설사에 대한 입찰제한 조치 해제도 포함됐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50대 기업 중 41개가 입찰제한 대상이었고 워크아웃 기업들도 상당수 포함돼 입찰제한이 실시되면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며 “국가 경제를 살리자는 대승적 차원에서 마련된 방안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입찰제한 조치를 받았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 정식으로 정부측에서 하달 받은 사항은 없지만 일단 업계 차원에서는 큰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조치가 입찰제한도 되기 전에 이뤄졌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법원은 건설사들이 제출한 '조달청의 관급공사 입찰제한에 대한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판결 선고 전까지 유보키로 했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제재는 가해지지 않은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감시팀 김성달 팀장은 “건설사들의 부실 경영에 대한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과 사면이 이어지면서 매번 같은 잘못이 반복되고 있다”며 “건설경기가 어렵더라도 행정제재는 정당하게 집행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도 이 같은 비판의 목소리에 일부분 공감하고, 자정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어떻든 간에 일단 건설사들이 위법행위를 한 것은 사실”이라며 “업체들 사이에서도 이번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기업 윤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토부 건설경제실 관계자도“이번 입찰제한 해제에 대해 다음주 중 해제 기준 원칙 등을 포함한 세부 내용을 관보에 고시할 계획”이라며 “이미 구성된 공생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건설업계 윤리 강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