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남북교역ㆍ경협기업에 400억 특별대출
2012-01-09 17:17
기업들, 류우익에게 “요즘 죽을 지경”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5ㆍ24조치에 따른 남북교역 및 경협기업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남북협력기금에서 총 400억원 규모의 특별대출이 시행된다.
류우익 통일부장관은 9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내 통일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협ㆍ교역기업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지했다.
대출 대상은 5ㆍ24조치 이전 2년간 사업실적이 있는 남북교역(일반교역ㆍ위탁가공) 및 경협기업 가운데 현 시점에서 신용불량이나 휴ㆍ폐업, 완전자본잠식 등 결격사유가 없는 기업이다. 이미 1차 대출을 받은 기업들도 대상에 포함된다.
정부는 2010년 5ㆍ24조치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169개 기업에 336억원을 1차 특별대출한 바 있다.
교역기업에는 350억원, 경협기업에는 각각 50억원이 배정되며 기업별 대출한도는 각각 7억원, 15억원이다.
대출 이율은 연 2% 고정금리이며, 대출기간은 기본 1년이지만 통일부장관의 결정으로 횟수에 상관없이 상환유예가 가능토록 했다.
통일부는 오는 10일부터 홈페이지에 특별대출 공고 안을 낸 뒤 남북협력기금 집행 대행기관인 한국수출입은행을 통해 경협기업은 오는 3월9일까지, 교역기업은 오는 6월8일까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경협ㆍ교역기업 대표들은 5ㆍ24조치의 조속한 해제와 북측 내 투자 시설물 관리를 위한 방북과 금융지원 등을 요구했다.
두담의 정양근 회장은 “개성공단에 대한 북한산 식자재 공급을 위해 공단 외곽지역에 판매 및 물류센터를 완공했지만, 남북관계 경색으로 사업을 시작해보지도 못했다”면서 “요즘 죽을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두담은 관련 시설에 100만달러를 투자했다.
파나마 선적 트레이드포춘호를 이용해 5ㆍ24조치 이전까지 인천과 북한의 남포를 오가며 화물을 운송해오던 국양해운의 정철권 사장은 “임시방편으로 중국이나 일본 등으로 화물을 운송하고 있지만, 채산성이 맞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면서 “정부가 경협(교역)을 하루빨리 재개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5ㆍ24조치는 북한이 천안함 폭침을 함으로써 정부가 취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도 “기업 입장에서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위로했다.
그는 “남북 간에 대화 통로가 열리면 핵심적인 현안부터 실무적 사업에 이르기까지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논의를 통해서 남북 경협(교역) 사업도 재개될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북측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장례식 이후) 연일 우리의 선의를 왜곡하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지만, 북한이 지도자를 잃고 당황하는 가운데 나오는 어려움의 토로라고 생각한다”면서 “북측이 조만간 내부를 정리하는 대로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