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 도입으로 내수활성화 꾀해야

2012-01-08 17:59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다. 내수활성화에 대한 요구가 확대됨에 따라 서비스업의 규제완화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8일 산업연구원(KIET)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 수출 증가율이 7.1%, 무역흑자는 24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20%선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제조업은 '고용없는 성장'으로 등식화된지 오래다. 따라서 수출과 제조업에 의존해온 한국경제가 한계에 부딪치는 만큼 내수가 조기에 활성화되지 않으면 지속 성장과 일자리 창출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한국의 제조업은 세계 일류지만 서비스산업은 제3세계 수준”이라고 혹평한 바 있다. 한국 경제에서 고용의 68.5%, 부가가치의 58.2%를 차지하는 서비스산업의 낮은 생산성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 한국 서비스산업의 노동 생산성은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규제완화의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사례가 투자개방형의료법인(영리병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최소 4만8000개, 외국인까지 몰려드는 의료관광산업으로까지 발전하면 18만7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서 청년실업자 수가 27만9000명으로 집계된 것을 감안하면 의료산업 규제 개혁이 청년 실업문제를 푸는 열쇠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영리병원은 의료 공공질서를 붕괴하고 서민 의료비를 상승시킬 것이라는 반대의견에 부딪치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설립 관련법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법 통과가 지연되면서 인천 송도국제병원 용지와 제주 서귀포시 영리병원 용지는 사실상 '노는 땅'인 셈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영리병원은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의 초석이 될 것이므로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말한다. 영리병원은 환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의료기술의 발달, 첨단장비의 도입 등의 발전을 촉진하고, 소비자에게는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는 의견이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영리병원 허용으로 건강보험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논리에 대해 정부는 명확한 근거를 통해 반박하고 설득해야 할 때”라며 “경제 주무부처가 올해 목표로 내세운 내수 활성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더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