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15년만에 하이트진로 제쳤다
2012-01-05 16:33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에 뺏긴 정상을 15년 만에 되찾았다.
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작년 1∼10월 카스 등 오비맥주 전체 제품의 출고량(수출 포함)은 7천794만500상자로 시장점유율 50.22%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의 출고량은 7천725만7천400상자로 점유율이 49.78%였다.
오비맥주가 총 출고량 누계에서 하이트맥주를 앞지른 것은 1996년 이후 처음이다.
오비맥주의 이러한 선전에 일등공신은 카스였다.
작년 1∼4월만 해도 양사의 주력 제품인 카스와 하이트의 월별 출고량은 엎치락뒤치락하다가 5월부터 카스가 앞서기 시작했다.
카스는 오비맥주가 두산그룹에 속해있던 2006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진로로부터 인수한 브랜드다.
‘적’으로부터 넘겨받은 ‘입양아’가 큰돈을 벌어준 효자가 된 셈이다.
오비맥주의 역전은 작년 1월 국내 출고량 기준으로 카스가 43.1%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월별 점유율에서 하이트를 1.3%포인트 추월했을 때 예고됐다.
‘만년 2등’이었던 카스가 하이트를 앞지른 것은 카스가 출시된 1994년 6월 이래 처음이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반짝 추월’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지만, 이제는 점점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이다.
2008년까지만해도 시장 점유율에서 20%포인트 뒤졌던 하이트는 만 3년여만에 역전을 일궈냈다.
카스는 ‘톡 쏘는 맛’이라는 개념을 앞세운 카스 후레쉬를 선봉으로 레몬과즙맛을 살린 카스레몬, 저칼로리 맥주인 카스 라이트 등을 잇따라 내놓고 젊은 층을 공략했다.
20∼30대 소비자층의 미각을 자극하는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펼친 것이 효과를 봤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3월 출시돼 눈길을 끈 OB골든라거도 점유율 상승에 한몫했다.
하지만 오비백주는 이러한 선전이 하이트진로가 작년 8월 이후 세무조사가 연장되고 있고 맥주(하이트)와 소주(진로)의 통합 작업에 따른 혼선으로 영업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데 따른 반사이익에 지나지 않는다고 스스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맥주값 인상을 바라는 오비맥주 입장에서 시장 점유율 선전소식이 알려지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