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공작기계 업체, 한국으로 몰려온다
2012-01-05 16:43
(아주경제 이대준 기자) 엔고와 지진 여파로 일본의 공작기계 업체들이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수 시장이 위협 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3일 공작기계 업계에 따르면 나카무라토메정밀공업을 시작으로 일본의 공작기계 업체들이 국내 상륙을 추진 중이다.
우선 나카무라토메는 대구 테크노폴리스에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 대구시 및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과 MOU를 체결했으며, 이달 중으로 부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나카무라토메는 2월 말 공장을 착공하고, 8월에 준공한 뒤 9월 초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나카무라토메는 1960년 설립된 공작기계 업체로 정밀CNC선반, 복합가공용 선반 등의 공작기계를 주로 만든다. 특히 복합가공용 선반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관련 기종에서 수준 높은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일본 업체들이 한국으로 몰려오는 것은 엔고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상대적으로 값싼 인건비도 한 몫을 차지했다. 그렇다고 해서 개발도상국처럼 근로자들의 손놀림이나 기술력이 뒤지지 않기 때문에 높은 품질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발생한 지진 때문에 안정적인 생산 기지도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등을 일본에서 공수하기 쉬운 지리적인 이점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내수 시장이 위협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 관계자는 “일본의 공작기계들은 주로 고가의 하이테크 제품이지만, 중국이나 한국에서 생산할 경우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줄어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며 “특히 한국에서 생산하면 우수한 노동력이 뒷받침되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나카무라토메는 국내에 공장을 짓지만, 99% 이상을 유럽이나 일본, 미국 등에 수출할 계획”이라며 “내수 시장과는 거의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나카무라토메를 시작으로 일본공작기계협회 회원사들이 한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일본 공작기계 업체들의 수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오코마 역시 국내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코마는 일본 내 주요 업체로 두산인프라코어나 현대위아 보다 기술력이 앞서 있다. 나카무라토메와는 중량감이 다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2~3개월 전부터 오코마 진출 얘기가 들리고 있다”며 “오코마는 아직 우리보다 기술력이 앞서 있고, 제품 포트폴리오도 많이 겹치기 때문에 약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전체 물량과 라인업은 두산인프라코어가 더 많고, 오코마가 국내에 들어와 생산을 하더라도 내수 판매 비중은 아주 작을 것으로 예상돼 국내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위아 관계자도 “한국과 일본의 인건비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어서, 일본 업체들이 한국에서 판매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메이저 공작기계 업체들은 야마자키 마작, 아마다, 고마쯔, 모리세이키, 오코마, 마키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