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부산지역 소주시장을 놓고 벌이는 무학과 대선주조의 ‘소주전쟁’이 이번에는 무학 울산공장의 주류 제조면허 문제 등을 놓고 고발사태로 비화하고 있다.

부산을 가꾸는 모임 등 부산지역 시민ㆍ사회단체 대표 6명은 28일 무학 울산공장에 대해 주세법 위반과 조세범처벌법위반, 위험물 안전관리법위반 등 5개 법을 위반한 혐의로 관할 울주경찰서에 고발했다.

시민단체와 대선주조는 무학 울산공장은 용기주입제조장으로, 완성된 주류(소주)를 반입한 뒤 이를 용기(소주병)에 넣는 방법으로만 소주를 제조해야 하는데도 이를 어기고 소주를 제조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무학은 울산공장에 직접 주정을 반입해 물과 첨가물을 섞는 방식으로 소주를 제조해 면허사실을 어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무학은 울산공장의 경우 2009년 6월 동울산세무서로부터 ‘희석식 소주 제조 면허’를 얻어 정상적인 제조공장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제조 과정에서 면허와 관련된 하자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부산지역 시민단체 등은 또 무학이 100% 수돗물로 소주를 만들면서도 천연암반수를 사용했다며 이 부분에 대한 법 위반 사실도 함께 고발했다.

무학 관계자는 “소주제조 과정에서 수돗물과 지리산 천연암반수인 산청샘물을 섞어 사용한다”며 “100% 수돗물을 사용한다는 부산 시민단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발했다.

앞서 무학과 대선은 무학 울산공장 생산공정에서 발생한 폐수 반출 문제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대선은 신문광고 등을 통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공세를 펼쳤고, 부산지역 시민단체들도 폐수 반출의 책임을 묻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공세를 펼쳤다.

무학 역시 신문 지면 광고를 통해 생수 운반차량으로 공병 세척수를 옮겼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울산공장에서 반출된 세척수는 창원공장에서 정상적으로 정화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대선측은 또 부산지역에서 유통된 무학의 ‘좋은데이’ 제품에서 이물질이 일부 발견된 사실을 부각하기도 했다.

이처럼 부산시장을 수성하려는 1위 업체 무학과 이에 맞서 잃었던 시장을 되찾으려는 대선주조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것은 두 회사가 사운을 걸고 시장쟁탈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대선주조가 신제품 ‘즐거워 예’를 출시하고 무학의 ‘좋은데이’와 한판 승부를 벌이는 과정에서 두 회사는 지금까지 지역사회공헌과 톱 모델 영입 등 곳곳에서 경쟁했다.

그러나 품질과 마케팅, 사회공헌 등으로 전개되던 두 회사의 격돌은 점차 상대방을 비방하는 등 진흙탕 싸움 양상을 띠면서 과열로 치닫고 있어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역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독점체제였던 지역 소주시장이 경쟁체제로 바뀌면서 품질과 서비스 등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경쟁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서로 헐뜯기 식의 상호 비방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