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커피시장> 프리미엄·고급화로 승부수 띄웠다
2011-12-28 11:09
연간 매출 3조 원 규모..'커피공화국' 등극<br/>성장 가능성 여전해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2011년 외식업계 중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것은 단연 커피시장이었다.
올해 밀가루·설탕 등 원자자 가격 인상이 이어지며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국내 연간 커피매출은 3조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커피 원두 수입액 또한 5억 달러를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커피전문점 수는 1만 개까지 증가하며, 올해 시장규모는 1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원두 커피 소비 비중이 전체의 70~90%를 차지하는 선진국의 경우에 비춰볼 때 국내 커피 시장은 당분간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최근에는 업계가 카페형 매장을 통한 소비자들과의 접점 확대, 프리미엄 제품 출시 등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어 2012년도 커피시장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스턴트 커피 시장 판도변화..프리미엄 제품으로 다양한 니즈 충족 나서
올해 인스턴트 커피시장은 최대 격변기를 맞았다.
원두커피 시장의 활성화로 변화의 기로에 섰던 인스턴트 커피 시장은 원두 본연의 맛을 살린 프리미엄 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관심끌기에 나섰다.
지난 9월 스타벅스는 매장에서 사용하는 원두를 로스팅해 분말로 만든 인스턴트 커피 '비아(Via)'를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스타벅스는 최근 비아의 판매 호조로 올해 4분기 전 세계 실적이 전년 대비 30% 성장했다고 자체 평가할 정도로, 프리미엄 인스턴트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이어 인스턴트 커피 시장 점유율 1위인 동서식품도 프리미엄 분말커피 '카누(KANU)'를 선보이며 대응에 나섰다. 카누는 커피 알갱이를 동결 건조해 만든 기존 제품과 달리 에스프레소 추출액을 냉동 건조한 인스턴트 커피분말 95%와 분쇄한 원두커피 5%를 섞어 만든 제품으로, 하루 평균 20만 개 이상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값커피' 열풍..대형마트의 원두커피 시장 진출
이마트는 최근 브라질 세라도 지역의 커피농장에서 생두를 직수입해 국내에서 로스팅한 '브라질 세라도 원두커피'를 판매했다. 해당 제품은 2주 만에 1차 준비 물량인 1만 6000봉이 동이 났다.
이마트 원두커피가 이처럼 열풍을 몰고 올 수 있었던 것은 고급 원두커피를 기존 할인점 제품의 가장 저렴한 것보다 20~40% 저렴할 뿐 아니라 해외 직수입을 통해 커피전문점보다 가격을 50~80%까지 낮췄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이러한 고객 호응에 힘입어 추가 물량을 확보해 오는 29일부터 2차 판매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더욱이 이마트는 원두커피 종류와 용량을 다양화하기 위해 오는 2월에는 용량을 500g으로 줄인 상품을 출시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 콜롬비아산, 하반기에는 아프리카산 원두커피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원두 커피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도 고급화'..RTD 시장도 급성장
'RTD(Ready To Drink)'로 불리는 컵 커피 시장도 전체 커피 시장의 확대와 함께 전년 대비 30%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매일유업의 프리미엄 컵 커피제품인 '바리스타'는 전년 대비 2배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며, 8~9월 컵 커피 시장점유율에서도 4년만에 1위를 차지했다.
할리스커피는 동원 F&B와 손잡고 RTD 커피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웅진식품은 '바바커피'로 캔과 페트제품을 선보였다. 쟈뎅의 RTD 제품은 최근 5년 새 143배 성장했다.
◇커피시장 성장세, 외식업계 지형도까지 바꿔..카페형 매장으로 변화 가속화
커피 시장의 성장으로 외식업계에서도 카페형 매장으로 리뉴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베이커리 브랜드 브레댄코는 기존의 카페형 베이커리 매장과 달리 업계 최초로 본격 카페 매장인 '카페 브레댄코' 를 런칭했다. 패스트푸드점인 롯데리아 역시 전국 930여 개 매장 중 85%를 카페형으로 바꿨고, BBQ역시 BBQ 뉴컨셉 멀티 카페를 오픈하고 향후 2년 이내에 전국 1800개 점포를 모두 카페형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본격적인 카페 베이커리 매장, 멀티 카페를 추구하는 치킨집 등의 등장으로 내년에는 커피 시장을 넘보는 외식업계의 영역 파괴 바람이 더욱 강하게 불어 닥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레댄코 전략기획팀 김형섭 팀장은 "올 한해 깊어진 경기 침체 속에서도 커피 시장만은 빠르게 성장해 왔다"며 "올해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프리미엄 커피 시장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던 한 해였다면, 2012년에는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며 새롭게 시장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