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IB시대 앞둔 증권사들, IB중심 사명변경ㆍ조직 개편 서둘러

2011-12-15 15:23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대형 투자은행(IB)시대를 앞두고 증권사들이 저마다 IB조직에 힘을 실고 있다. 일부에서는 조직 통폐합을 통해 그동안 취약했던 IB부분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명 변경까지 고려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 우리투자, 삼성, 현대, 한국투자증권 등 5대 증권사 경우 IB 업무를 통해 쌓아온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선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방침이다.

KDB대우증권과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내년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 등 무한경쟁을 앞두고 IB조직을 통폐합 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지난 9일 IB사업부의 커버리지 1, 2본부를 커버리지 단일본부로 통합했다. 신한금융투자 IB본부 역시 내년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내 기업금융 파트를 통합한 CIB(Corporate Investment Bank)로 통합될 예정이다.

삼성증권도 조만간 IB조직을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조직 통폐합 등 조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근 부임한 김석 사장이 체이스 맨허튼 뱅크 투자금융 임원 및 삼성증권 IB사업본부 부사장을 역임했던 만큼 IB부분 강화에 힘을 쏟을 것이란 전망이다.

조직 개편을 뛰어 넘어 사명변경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IB업체들이 분류상 종합금융투자업자인 만큼 투자은행 자격이 없는 다른 증권사들과 차이를 두기 위한 작업이다.

대표적인 업체가 우리투자증권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그룹 임원 업무보고에서 자회사인 우리투자증권의 사명 변경에 대해 논의하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투자금융' 또는 '우리금융투자’ 등의 이름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명을 변경한 KDB대우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증권사들의 사명 변경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계인 노무라도 노무라금융투자로 사명을 바꿨듯이 금융투자라는 이름이 상대적으로 투자은행에 적합한 이름”이라며 “삼성증권과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사명을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업과 증권업은 업무내용상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투자은행의 업무 영역이 더 넓은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미국의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 등이 대표적인 투자은행들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은행법상 은행이 아닌 금융사업자는 은행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어 금융투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굿모닝신한증권이 신한금융투자로 사명을 바꾸면서 처음으로 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