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폭력사태속 통합 전대결의…야권재편

2011-12-11 22:50
민주, 폭력사태속 통합 전대결의…야권재편

민주당은 1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임시 전국대의원대회(전대)를 열고 `혁신과통합'이 주축인 시민통합당과의 합당과 한국노총, 시민사회 등 민주진보세력과의 통합을 폭력사태가 발생하는 등 진통 끝에 의결했다.

이에 따라 야권은 민주당과 시민통합당ㆍ한국노총ㆍ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야권통합정당(약칭 민주당), 그리고 민주노동당ㆍ국민참여당ㆍ통합연대가 합당한 통합진보당 구도로 재편되게 됐다. 

민주당은 이날 통합 찬성파들과 반대파들간에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진통 속에 통합안을 표결에 부쳐 참석 대의원 5천820명 가운데 찬성 4천427명으로 가결했다. 반대는 640명이었다.

민주당은 개표 결과를 놓고 정족수 충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자 최고위원회의와 전당대회 준비위를 거쳐 당무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통합안 가결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고 이석현 전대위원장은 가결을 선포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단상을 점거하려고 시도하는 바람에 당직자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결렬히 대치하는 등 폭력 사태도 발생했다.

특히 현 방식으로의 통합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투표 참여 대의원이 총 5천67명으로 의결 정족수인 재적 대의원 과반수(5천282명)에 미달했다며 12일중 전대 무효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져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소송이 이뤄지면 결과에 따라서는 민주당과 시민통합을 중심으로 한 야권통합 논의가 급제동이 걸리며 민주당은 극심한 혼란에 휩싸일 수도 있어 주목된다.

민주당은 또 이날 전대에서 최인기 위원장, 조정식 간사, 박병석, 최규성 의원, 박양수 전 의원 등 7명을 합동수임기관에서 활동할 당 통합수임위원회 위원으로 확정했다. 

민주당은 시민통합당(7명)과 한국노총(3명)측과 이르면 12일부터 합동수임기관 회의를 열어 합당 결의, 당명 결정, 강령ㆍ당헌 제정, 지도부 선출 방식 및 일정 선정 등 신당창당을 위한 실무 작업에 본격 돌입한다.

야권통합정당은 당명의 약칭을 민주당으로 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각 진영별로 정식 명칭 공모에 나서는 등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합정당은 연내를 목표로 하되 늦어도 내달 초에는 지도부 구성을 마무리하고 총선체제로 전환할 방침이지만 지도부 경선 방식 등을 둘러싸고 각 진영간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논의 과정에서 다소 논란이 예상된다.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는 수임기관합동회의를 통해 임시 지도부가 구성되면 일괄 사퇴할 계획이다.

손 대표는 대회 인사말에서 "오늘 이 자리는 특권과 반칙, 차별이 없는 정의로운 복지 사회, 국민 모두 함께 잘사는 나라 2013 체제를 향해 깃발을 높이 드는 자리"라며 "야권통합으로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해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을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결에 앞서 진행된 찬반토론에서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민주당원은 통합을 찬성하지만 이런 무질서한 통합을 반대한다"며 "외롭고 험한 길이지만 우리 민주당과 민주당원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범구 의원은 "민주당은 하나가 됐을 때 강했고 분열됐을 때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았다"며 "민주당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제가 20대때의 양복을 못입는 것처럼 새로운 국민의 요구에 맞춰 새로운 옷이 필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전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무효화 결의문을 채택, 비준안 무효를 재확인하고 비준안의 즉각 폐기를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