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 예대금리 동일하게”… 투뱅크 체제 윤곽

2011-12-11 18:21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금융당국의 외환은행 인수계약 승인이 가시화되면서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을 아우를 하나금융지주의 투뱅크 체제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인수 후 우선 두 은행간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상품을 동일하게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하나SK카드의 경우 SK가 2대주주로 참여하고 있어 외환카드와의 화학적 결합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나-외환은행 금융상품 동일 조율은 당연”

금융당국의 승인으로 외환은행의 자회사 편입이 구체화되면 하나금융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컨트롤 타워가 된다.

이와 관련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4일“외환은행의 평판과 가치를 존중해 독립 경영을 보장하고 `외환은행‘이라는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외환은행의 브랜드 가치가 유효할 때까지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금리 등 기존적인 요건의 조율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두 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비록 하나은행이 가계금융ㆍ프라이빗뱅킹(PB)ㆍ자산관리ㆍ증권 등에서, 외환은행은 기업금융ㆍ수출입금융ㆍ외국영업 등에서 각각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기본적인 예대금리가 겹치는 부분은 피할 수 없다.

하나금융은 이같은 경우 두 은행 간의 예대금리를 동일하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이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한다고 해도 동일 상품에 대해 금리 차가 발생할 경우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예대금리는 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하나금융이 대주주인 이상 책정 조정 부분에 무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나SK카드, 외환카드와 결합은

문제는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상품 정책이다.

두 은행간의 예대금리 동일 책정과 같은 정책이라면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정책도 동일하게 적용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카드의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하나SK카드의 2대주주인 SK사의 의견 조율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품 정책 등의 과정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카드의 경우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상품 정책 조율 과정이 다소 복잡해질 수 있다. SK 측의 이견도 조율해야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화학적 결합은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또는 카드의 경우 독자적 영업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은행장간 정책 조율·매트릭스 도입 어떻게?

이같이 투 뱅크 체제를 가더라도 동일한 금융지주사 내의 자회사인 까닭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율 부분은 앞으로도 많아질 전망이다.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김정태 하나은행장과 외환은행장 내정자인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 간의 주기적인 협의 테이블이 마련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윤 부회장의 경우 이미 하나금융의 내부에서 김 행장과의 어느 정도 사전 교감이 있기 때문에 향후 두 은행의 정책 조율면에서 큰 난항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신 두 은행을 자회사로 두게 될 하나금융의 컨트롤 타워 역할이 크게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현재 하나금융의 정착된 메트릭스 체제의 외환은행 적용 여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앞서 하나금융은 동일업무는 한곳으로 통합한다는 메트릭스 체제의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홍보실의 경우 타 금융지주는 현재 금융지주사와 은행간의 홍보실을 별도로 두고 있는 반면 하나금융은 금융지주 산하에 홍보실을 두어 은행과 지주의 홍보를 통합하고 있다.

때문에 메트릭스 체제를 그대로 외환은행에 도입하게 되면 외환은행의 홍보실도 그대로 통합되게 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하나금유의 입장은 다소 유보적이다. 투 뱅크 체제를 희석시킬 수 있고 아직 인수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의 브랜드 가치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방편을 모색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