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파행 거듭, 한나라 단독처리 수순밟나

2011-12-06 18:38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연일 파행을 거듭하며 한나라당의 예산안 단독처리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예산안 단독처리에 따른 여론 악화를 우려해 민주당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호소해왔다. 그러나 민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강행처리를 이유로 등원을 거부하고 있어 독자행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예결특위는 6일 계수조정소위를 열고 예산심사를 재개하려고 했으나,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예산국회 정상화를 위한 ‘4자 회동’을 제안하면서 회의를 취소하고 물밑접촉을 벌였다.
 
 지난달 22일 한나라당의 한미 FTA 비준안 강행처리로 공전을 거듭하던 예결특위가 보름만에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이다.
 
 하지만 양당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이명규, 민주당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한 이날 회의에선 예산심의 재개 방안 등에 대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여전히 민주당의 조속한 등원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한미 FTA 강행처리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며 맞섰다.
 
 민주당 노영민 수석부대표는 “1시간반여 동안 회의를 벌였으나, 기존의 입장만 재확인했지, 특별한 얘기가 오가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이 예산심사를 단독으로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예산심사가 이미 법정처리 시한을 넘긴 상황에서 더 지체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여론 악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예결위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이날 계수조정소위가 열리기 전에 "계수조정소위를 열어 실질적인 증액심사에 나설 것이다. 야당이 안 들어온다고 해서 언제까지 기다리겠냐"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전날 “일단 계수조정소위에서 우리만이라도 하고 뒤늦게라도 야당이 들어오면 반영할 수 있는 데까지 반영해야 한다”며 “무작정 기다리긴 어렵고 국민이 용납 못 하기에 간사 중심으로 잘 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서도 조기 총선 모드에 돌입하기 위해선 서둘러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등원의 명분이 없다. 민주당은 예산문제는 국회 정상화 차원으로 접근해야 하는 만큼 한나라당이 고개를 숙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예결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예산 심사 재개는 예결위 차원이 아니라 국회 정상화 차원의 일”이라며 “양당 지도부가 결단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