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공룡 중국, 투자해법 ‘홍콩’에서 찾다
2011-12-05 17:17
위기 이후 홍콩통한 우회진출 급증
(아주경제 이상원 기자) 3조2000억불, 외환보유액 세계 1위의 외환공룡 중국이 대외투자에서 특별행정국 홍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은 외환보유 부작용 해소를 위해 지난 10여년간 수입과 대외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해당국에 대한 정치, 사회, 문화 등의 이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2009년 중국 국영기업 ‘차이날코’가 해외 철광산 인수를 위해 호주 철광산업체 ‘리오틴토’의 인수를 추진했지만, 중국이 호주 자원을 싹쓸이해 간다는 정치적 역풍을 만나 인수시도가 죄초된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 민영기업들은 해외에 직접투자를 하지 않고, 홍콩에 별도의 법인을 설립한 후 해외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홍콩은 국제금융센터와 무역 및 물류중심의 도시인데다 구미시장과의 교류경험도 풍부해 국제법규와 진출국의 법률준수, 문화차이 극복 등의 측면에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중국의 대외투자는 2002년~2010년 동안 연평균 49.9% 증가해 2010년 688억1000만달러로 세계 5위를 기록 중이다. 이는 전 세계 대외투자의 5.2%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중국의 대외투자 중 홍콩에 대한 투자규모는 2003년 11억50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2007년 137억3000만달러로 확대됐고, 2008년에는 386억4000만달러까지 늘어났다.
지역별 편중도를 보면 홍콩에 집중된 중국정부의 투자성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2010년 중국의 해외투자 중 홍콩으로의 투자는 전체 투자규모의 절반 이상인 56.0%를 차지했다. 유럽연합(EU) 8.7%, 미국1.9%에 비해 극도로 집중돼 있다.
홍콩을 경유하는 이러한 중국정부의 투자는 앞으로도 더욱 극대화될 전망이다.
중국정부는 2011~2015년 5개년 계획에서 외환보유액 조정과 해외자원 확보 등을 위한 대외투자를 가속화하기로 했고, 지난 2월 중국 발전개혁위원회는 대외투자시 국가의 승인들 받아야 하는 금액기준을 10배나 상향조정해서 투자확대를 지원키로 했다. 자원․에너지분야는 기존 3000만달러에서 3억달러로, 대규모 외환투자분야는 1000만달러세어 1억달러로 국가승인 규제를 완화했다.
또 대외투자에서의 홍콩의 중요성을 감안해 지난달 15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중국정부 핵심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홍콩에서 ‘중국해외투자총회’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아울러 투자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금융기관이나 상공회의소를 통한 투자가치 평가, 해외경영능력 제고 등도 강화하는 등 홍콩을 통한 해외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중국은 외환보유액 조정이나 신기술․자원 확보 등을 위해 향후에도 해외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것”이라며 “투자방식은 직접투자보다는 홍콩을 경유하고, 금융기관이나 상공회의소를 활용해 해당국가의 규제를 피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