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유진그룹과 하이마트 간 경영권 분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수 당시 체결한 영문계약서를 놓고 양측 간 주장이 또 한번 엇갈리고 있다.

29일 하이마트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대치동 본사 8층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할 당시 체결한 7년간 임직원 고용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긴 영문계약서를 공개했다.

이날 비대위 측이 제시한 문서는 유진그룹과 당시 하이마트 지분 100%를 보유한 어피니티가 작성한 영문계약서다. 이 계약서에는 ‘인수자가 피인수 측 임직원 고용을 7년 간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김종윤 하이마트 비대위 위원장은 “경영권을 보장한 적 없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는 유경선 회장과 유진그룹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유진그룹은 공식성명을 내고 하이마트의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유진그룹 측은 “2007년 12월 체결한 계약서에는 고용인에 대한 고용보장을 언급한 조항이 있었다”며 “이는 근로기준법을 지키고 법이 허용하는 한 고용해지를 않겠다는 일반적인 조항”이라고 밝혔다. 고용에 대한 보장이지 경영권에 대한 보장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어 “고용보장 기간은 인수종결일(2008년1월30일)로 부터 7년으로 명시돼 있고 현재도 유효하다”며 “유통전문가인 직원들을 인위적으로 구조조정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유진그룹은 또 “해당 계약조항은 피고용인에 대한 것이며, 선 회장을 포함한 임원들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선대표가 이 조항을 가지고 경영권 보장을 운운한다면 선대표 본인 스스로가 고용인(employee)임을 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용인이 경영권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고 주장했다.